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축제의 모색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축제의 모색
  • 경남일보
  • 승인 2020.09.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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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진주시의원)

올해 초부터 우리의 삶에서 ‘코로나19’는 일상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우리가 살면서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변화를 일시에 불러왔다. 시대구분조차 코로나 전과 후로 나누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어느덧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는 것에 익숙해지고,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생활을 대신하고 있다. 최근엔 상황이 더 나빠져서 10인 이상의 야외 집회도 금지되었다. 그런데도 불평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엄중해졌다.

이런 사정은 진주시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쯤이면 10월에 열리는 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등 지역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 준비로 도시가 활기에 차 있을 시기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들 축제를 보기가 어려울 듯하다. 지난주에 최종적으로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그나마 최소한의 행사는 자체 진행한다는 소식에서 작은 위로를 받았다.

축제는 개인 또는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 또는 시간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儀式)이다. 그런 의미에서 축제는 사회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소통의 수단이 된다. 특히 오늘날에 있어 축제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정립하는 수단으로서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축제 준비와 진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확인하는 기능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런 원론적인 의미 외에 축제는 ‘어울림’과 ‘나눔’이라는 전통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해서 풍성한 수확을 거둔 시점에 모두 모여 그 기쁨을 함께하고 나누는 ‘모두’의 시간이자 공간이었다. 진주시의 가을 축제도 이런 의미의 연장선상에서 운영되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돌발상황으로 열리지 못한다고 하니 그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몇 달째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침체된 우리의 마음을 축제를 통해 속시원하게 해소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졌다.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축제의 전통적인 내용과 형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된다.

기본적으로 어울림과 나눔이라는 축제의 전통적 의미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형식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 비대면의 시기에 축제의 의미는 유지하면서도 모두를 위한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드라이브 스루나 드라이브 인 등 비대면 형태로의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IT 강국으로서의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축제로의 변모도 강구해야 한다. 그렇다고 질이 떨어져서는 곤란하다. 전통적 축제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질은 담보하면서도, 누구나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향유 방식으로의 변모가 필요한 것이다.

아직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이다. 잘만 개척하면 오히려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어려움을 극복했던 지혜를 모은다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어울림과 나눔이라는 축제의 전통적 의미는 보존하면서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축제의 프레임을 창출해야 한다. 우리의 지혜와 능력을 잘 활용한다면 진주시의 전통적인 축제의 의미는 보존하면서 축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좋은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재욱 진주시의원

정재욱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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