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20.09.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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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우리는 지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사람끼리는 부대끼며 부비고 사는 것이 제격인데 언택트라 하여 대면이 죄악시(?)되는 세상이 됐다. 누구나 즐기며 휴식할 수 있는 공원이 폐쇄되고 다중이 모이는 시장과 극장, 공연장도 문을 닫았다. 예배가 생명인 교회등 종교시설이 일체의 신앙활동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어딜가나 전자명부에 신상을 기록해야 볼 일을 볼 수 있다. 당국은 질병관리 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으며 4주후에는 폐기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꺼림칙하게 생각한다. 엄격한 군대의 정보나 대학입시자료도 깜쪽같이 없어지는 판국에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나 기록해야 하는 개인정보의 누출은 ‘식은 죽먹기’라는 생각 때문이다. 곳곳에 설치된 CCTV와 휴대폰 추적시스템은 사람들의 실시간 움직임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광화문집회를 계획하며 휴대폰꺼기를 주창하는 집단의 행동강령도 추적당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에서 기인한다. 예지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조지 오웰도 일찍이 예측하지 못한 세상이다.

사람끼리의 대면이 금기시되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이라는 미증유의 긴급수혈로 반짝경기를 도모했으나 지금은 2차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하루 1000여곳에 이르고 있다. 재난지원금은 ‘언 발에 오줌싸기’였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후유증이다. 기업과 관공서, 국가기간산업 등 대부분이 화상회의나 화상결재, 재택근무가 일상화됐다. 차에 탄 채 쇼핑을 할 수 있는 영업패턴이 등장했고 배달업이 각광을 받아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집합금지가 몰고온 뉴노멀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은 제철인 전어회도 전국 어디서든 택배로 신선하게 즐길 수 있게 됐고, 가을 특산물은 움직이지 않고 직접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언택트가 언제까지 뉴노멀로 자리잡을지 걱정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완전퇴치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예방과 백신 개발에 세계각국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그 전망은 밝지 못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영원히 인류와 함께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감기처럼 예방과 치료가 일상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하고 있다. 이제는 변화에 순응하면서 세로운 세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 순응하며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미국에서 들려온 뉴스에서 감지된다. 메사추세스대학 연구팀은 사람의 체온과 맥박,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로봇개’의 등장을 예고했다. 거리의 진료소나 병원, 다중집합소에는 어김없이 로봇개가 나와 사람의 생체리듬을 체크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곧 현실화 될 것이라는 예고이다. 또다른 변화는 종이없는 사무환경이다. 지폐와 종이서류를 선호하는 미국사회에서 부는 바람이다. 디지털 서명 솔루션이라는 말이 등장하고 모바일주문의 일상화와 드론 등 배달시스템의 진화도 지금 겪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변화로 미국의 디지털화는 10년 이상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화는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의 삶에 이미 들어와 있는 움직임이다.

이런 추세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앞선 디지털화로 새로운 문화패턴을 창조해 산업화하고 기울어진 자영업자들의 갈 길을 제시하는 일이다. 사회전반의 변화를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삼아 긍정적 의미의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일이다. 그런 인력을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뉴플랜이야말로 새로운 뉴딜이라 생각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눈앞의 불경기와 삶의 팍팍함을 긴 호흡으로 보면 코로나19는 분명 재앙이지만 기회일 수도 있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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