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소음·분진·악취 때문에 못살겠다”
“조선소 소음·분진·악취 때문에 못살겠다”
  • 박도준
  • 승인 2020.09.09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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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도남환경피해대책위 회견
주거환경 개선·조선소 이전 촉구
통영시 봉평동과 도남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악취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다며 주거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봉평도남환경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9일 통영시청 2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주민들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지붕도 없는 야외작업장에서 도장·용접·철판가공·철구조물 제작 등 작업과정에서 주야간으로 발생하는 소음과 페인트 분진, 먼지, 악취 등으로 평상시에 창문도 제대로 열 수 없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서 수십년을 살아왔다”면서 “조선 경기가 활황이었을 때는 지역산업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이유로, 불황인 지금은 지역산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 말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은 1993년 당시 충무시가 토지개발공사를 통해 단독주택지역으로 택지를 분양했던 곳으로 택지개발사업과 함께 도시기본계획의 용도지역이 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서 목선 수리업체 모두를 시 외곽으로 이전시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이를 믿고 이곳으로 들어와 살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선 경기 활황세를 타고 목선 수리업체는 바다를 매립해 면적을 넓히고 철선 선박건조 업체로 몸집을 키워 나가면서 주민들의 피해도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당시 조선소가 소음과 분진 등에 따른 재산피해와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며 피해의 책임을 인정한 결정을 한 적이 있다”면서 “소형조선소는 소액의 발전기금을 주고 있지만, 이 약속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열악해지는 주거환경에 대해 “조선소들이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야드를 뜨내기 조선업체들에 임대하면서 오히려 더 강도 높은 소음과 분진에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문도 못 열고, 밤새 주차해 놓은 차량이 페인트 분진을 뒤집어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거환경 개선과 조선소 이전을 주장하는 이들은 “제대로 된 뉴딜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조선소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주민들의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중소형조선소의 환경문제를 남겨둔 채 진행하는 뉴딜사업은 결국 반쪽짜리 사업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도준기자



 
통영시 봉평동과 도남동 주민들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조선소(왼쪽)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일상생활이 어렵다며 주거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통영 봉평도남환경피해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11시 통영시청 2청사 브리핑룸에서 인근 조선소 발생 환경오염물질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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