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낙조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낙조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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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
 
 


홀로 사위어갈 빛이라도

한 번은 눈부시고 싶다



누군가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진 못해도

은은한 빛으로 기억되고 싶다

-양향숙(시인)



붉게 지는 해에게로 내달려 본 적 있는지요. 손을 뻗으니 잡히던가요. 심장만 태워 놓고 하르르 져 버린 저 불덩어리, 여명의 노을빛은 왜 그리도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거죠. 아른거리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도 언젠가 한 번쯤은 눈부셨던 건 아닐까요.

만나지 못하는 거리에서 더욱더 커지는 그리움을 어쩌지 못해 절망중인가요. 어스름 저녁에나마 절절한 가슴을 잠시 기대어 추억을 떠올려보기로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그리 쉽게 잊히지는 않을 거예요. 누군가의 가슴에 은은한 빛으로 흐르고 있을 테니 노을을 볼 때마다 기억해요. 그대! 걱정하지 말아요.



디카시에서 선행되는 이미지 포착은 참으로 경이로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시적언어가 발화되는 지점으로, 노을에서 받은 삶의 감흥이 작가의 기억을 통과하여 존재의 기호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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