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쓰기] “공공기관 정책명, 쉬운 우리말로 바꿔나갑시다”
[우리말쓰기] “공공기관 정책명, 쉬운 우리말로 바꿔나갑시다”
  • 박철홍
  • 승인 2020.09.1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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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국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장 인터뷰

누구나 쉽게 바로 알 수 있는 정책명
정보 접근성·정보 공개 투명성 향상
지자체 공공기관 한글 사용 의지 중요
본보는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과 함께 ‘쉬운 우리말, 따뜻한 우리 정책’이라는 주제의 기획기사를 이달부터 매주 1회씩 12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지원을 받는다. 첫 번째로 경상대학교 김민국 국어문화원장(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업의 취지와 목적, 기대효과 등에 대해 들어본다.



-국어문화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국어문화원의 설립 근거는 ‘국어기본법’이다. 국어기본법은 제1조에서 ‘국어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 증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그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 ‘국어문화원’이다.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경남 거점 국어 교육 및 상담 기관’으로 2005년부터 경남지역에 바른 언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연구 사업, 교육 관련 사업, 국어 상담, 국어 관련 행사의 기획과 개최, 언어 환경 바로잡기 사업 등이다.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한 전화 상담도 하고 있다.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취지는.

▲국어문화원은 전국 16개 지역에 20곳이 지정돼 있고 전국의 국어문화원이 모여 (사)국어문화원연합회를 이루고 있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은 쉬운 우리말 사용 문화 확산 및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신문·방송·인터넷 등을 통해 쉬운 우리말을 알리고 어려운 공공언어(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언론사 등에 사용하는 언어)를 개선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경상대학교는 경남일보와 공동으로 경남 지역의 공공 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 및 사업을 대상으로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쉬운 우리말, 따뜻한 우리 정책’이라는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일환으로 ‘쉬운 우리말, 따뜻한 우리 정책’을 기획했는데 이 기획의 주요 내용은.

▲공공기관에서 만든 공문서를 볼 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험은 몇몇 사람들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공문서의 목적이 행정 조직과 시민들의 의사소통이라면, 이런 어려운 공문서는 시민들의 권익을 해치는 셈이다.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명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어떤 정책명과 이에 대한 설명을 보았을 때 어려운 문장이나 용어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정책명은 각종 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의 성격 및 정보를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국민의 정보 접근성, 정보 공개의 투명성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누구나 쉽게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정책명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출발해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과 경남일보에서는 경남 지역 공공기관(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경상남도교육청, 경상남도청, 진주박물관 등)에서 시행하는 정책명과 관련 정보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어 소개하고 홍보하는 ‘쉬운 우리말, 따뜻한 우리 정책’이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쉬운 우리말로 바꾼 따뜻한 정책’은 이달부터 12월까지 경남일보에서 연속 기획 기사 형식으로 소개된다. 이 사업을 ‘문제점의 지적을 통한 시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궁극적 목적은 문제점을 제시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고 정책 담당 실무자들과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대안을 찾는 데 있다. 시정과 강제가 목적이 아니고 쉬운 우리말로 정책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이 이 기획의 궁극적 목적이다.


-‘쉬운 우리말, 따뜻한 우리 정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정보의 불균형성 해소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 중에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특히, 정보의 가치가 중요해진 4차 산업혁명 시기일수록 정보의 접근 능력이 곧 권력이다. 앞서 강조했듯이 정책명은 정책의 성격 및 정보를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정책명은 국민의 정보 접근성,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쉽게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정책명은 공공기관과 지역 사회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자신의 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을 널리 알릴 기회가 되고 이를 통해 시민들로 하여금 우리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여 지역 활성화를 통한 지역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이 사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경남지역의 공공기관에 제언할 내용이 있다면.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공공기관에서 이 사업을 많이 부담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하는 일인데,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 문제없이 일을 해 왔는데 ‘왜 굳이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당초에는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미리 내년도 사업 계획을 받아 내년부터는 이 기획을 통해 논의된 정책명으로 각 정책이 시행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러나 공공 기관과의 업무 협의가 어려워 현재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정책명과 관련 정보를 쉬운 말로 바꾸어 소개하고 홍보하는 수준으로 기획 목적을 조정하게 됐다.

지금은 공공기관에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사업을 이어나가면서 최대한 조율이 가능한 지점들을 찾아 나가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공공기관들의 개선 의지가 중요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심도 필요하다.

당연히 우리 국민들도 쉬운 우리말 사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사정이 어려운데도 이 사업에 적극 동참해 주신 경남도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공동기획=(사)국어문화원연합회



 
김민국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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