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구 호소에 ‘소송 내라’는 수자원공사
[사설] 복구 호소에 ‘소송 내라’는 수자원공사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0 2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초 집중호우 때 급격한 남강댐 방류로 인한 침수피해 주민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천만 쪽 방수로인 진주시 내동면 가화천 인근 주민들은 허물어진 집을 복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전히 임시 처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일부 주택엔 아직 전기도 복구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당시 불어나는 물로 위급한 상황에서 돈과 휴대전화조차도 못 챙기고 피신해야 했다.

남강댐을 관리 운용하는 수자원공사는 이재민들에게 도배나 보일러 설치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 외 못 쓰게 된 가재도구 보상은 안 해준다고 한다.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넘어 방류로 인한 침수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영구 이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자원공사 측은 ‘더 이상의 보상을 원한다면 소송을 제기하라’고 하는 모양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8일 예상 밖의 폭우가 쏟아져 댐 유입량이 늘어나자 이날 아침부터 사천만으로 초당 5400t을 방류했다. 전날 밤 11시에 1200t에서 순식간에 4.5배나 많이 내려보낸 것이다. 댐 방류천인 가화천은 내동면뿐 아니라 사천시 곤양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 상황은 그곳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집중호우 당시 댐 저수율이 93.7%까지 치솟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다. 최고 수위도 댐 저수량 한계에 가까워지는 등 비상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좀 더 서둘러 예비 방류를 시작하는 등 물을 분산해 급격한 방류를 피할 수도 있었지 않냐고 의심하며 ‘인재’라고 항의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남강댐 사천만 방류량이 초당 5400t에 이른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짧은 시간에 폭우가 들이부은 상황 자체는 자연재해가 맞다. 하지만 매번 홍수 때마다 가화천 주민들은 불안했고 크고 작은 피해를 보아오고 있다. 자연재해 타령만 하기에는 가화천변 주민 삶이 너무 고달픈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 물난리를 크게 당해 고통을 겪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고통은 반복될 것이다. 이런 주민들에게 ‘우리 책임이 아니니 더 이상의 지원을 원하면 소송을 제기하라’고 한다. 댐을 운용하는 수자원공사가 할 말은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