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통영 해상 화재선박 60명 전원 구조
심야 통영 해상 화재선박 60명 전원 구조
  • 연합뉴스
  • 승인 2020.09.11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인·외국인 서로 부르며 함께 행동 …잠들지 않고 밤샘 작업해 화 모면
인근 예인선박 신속한 현장 출동, 12분만에 안전 탈출…“인명피해 없어”
11일 오전 경남 통영시 매물도 남쪽 57.412㎞(31해리) 해상에서 6천239t급 광케이블 부설선 A호에서 불이나 통영해경 1501함정 등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통영 해경 제공
“해상교통관제센터(VTS)입니다. 통영 매물도 남쪽 화재 선박 발생.”

사방이 칠흑인 11일 늦은 밤 경남 통영 매물도 인근 해상에 시뻘건 불길이 솟아올랐다.

이날 오전 3시 51분께 통영시 매물도 남쪽 57.412㎞(31해리) 해상에서 6천239t급 광케이블 부설선 A호 기관실에 원인 미상의 불이 났다.

당시 A호에는 한국인 49명, 베트남 국적 10명, 이탈리아 국적 1명 등 60명이 타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이날 밤새 케이블 설치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선박 곳곳에 흩어져있던 선원들은 불이 나자 다급하게 선박 위로 모였다.

국가를 초월하고 한배를 탄 ‘동료애’도 빛났다.

긴박한 순간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선원들은 서로를 부르며 다급하게 몸을 움직여 상황을 전파했다.

이들 모두 작업 때문에 잠들지 않고 깨어있던 터라 신속히 움직일 수 있었다.

모두 선박 위에 모였는지 인원수를 파악하며 서로를 챙겼다.

화재 선박 인근에서 함께 작업하던 예인선은 ‘구세주’였다.

A호에서 불길이 치솟고 어수선해지자 인근에서 작업하던 92t급 예인선박 B호가 신속히 현장에 달려갔다.

A호에 타고 있던 선원 전원은 거세지는 불길을 피해 대피 12분만인 오전 4시 27분께 B호로 모두 차례로 옮겨탔다.

잠시 B호에서 마음을 추스른 이들은 오전 5시 1분께 함께 작업하던 1천999t급 케이블 운반선 C호로 다시 옮겨탔다.

60명이 예인선에 모두 있기에는 공간이 협소해서다.

무사히 탈출한 이들은 불길이 옮지 않도록 A호와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해경의 구조를 기다렸다.

탈출 과정에 선원 몇몇이 연기를 흡입하면서 메스꺼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 화재 신고를 접수한 통영해경은 오전 5시 16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은 현장에 구조정을 비롯해 화학 방제함, 소방정, 구조헬기 등도 함께 투입했다.

해군 고속정과 통영·여수·창원 소방정 등 유관기관도 현장에 동원됐다.

해경은 구조헬기를 이용해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원 4명을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추가로 병원 이송이 필요한 3명은 경비정을 이용해 옮길 예정이다.

연기를 흡입, 병원으로 이송된 선원들은 의식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해경은 밝혔다.

함께 작업하던 선박의 도움으로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진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불이 시작된 기관실이 선박의 안쪽에 있고, 화재로 인한 연기가 선박을 가득 채운 상태다.

해경은 “화재 당시 함께 현장에 있던 선박이 선원들을 우선 구조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진화가 마무리되면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