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과 본질 구분하기
현상과 본질 구분하기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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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령 (사천문화재단팀장)
최근 예약한 숙소 취소를 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몇 달 전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춰서 해운대에 있는 숙소를 예약해두었는데 계속되는 코로나 여파로 취소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어플과 메일에 예약내역을 찾았다. 그런데 예약내역이 없는 것이다. 혹시 몰라 호텔에 전화를 하니 예약은 정상적으로 되어 있었고 바로 예약루트를 확인하여 여행 대행업체를 확인해서 전화했다, 그런데 대행업체에서는 예약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호텔엔 버젓이 신용카드 정보도 남겨져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호텔에서 대행업체로 연락을 취해주었고 다음 주에 필자에게 다시 연락을 주기로 하며 우선 일단락이 되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전화를 끊고 필자는 예약은 일사천리인데 취소가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불편함이 이해되지 않았다. 필자는 치미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몇 시간 거친 항해(?)를 했다. 그리고 필자는 왜 화가 났는가.

순간 과거 선임이 필자가 헤맬 때 해주던 말이 스쳤다. ‘현상이 아닌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한다. 본질을 본다는 것은 사물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는 봉착한 문제와 타인과의 관계에 해결점을 찾게 하며, 상황의 접근방식을 달리하게 한다.’

상황을 복기하자, 현상과 본질은 분리될 수 없으며 현상 이면에는 본질적인 것이 기저에 있다. 현상은 눈으로 보고 듣는 것들로 겉으로 드러나서 감각으로 인지되는 것인데, 예약 취소 처리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화가 난 상황이다.

본질은 감추어져 있는 실제모습으로 필자의 성격이자 필자가 상황을 해석하는 프레임이다. 당연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일에서 브레이크가 걸렸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이 어려운 성격은 주변은 물론 필자를 힘들게 만든다. 이제는 모든 일이 내 맘처럼 되지 않을수도 있음을 알고 상황을 편안하게 바라 볼 줄 아는 마음을 만들어야 겠다.

일상생활 속에서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자신의 눈으로 보거나 듣는 현상을 사실이라 판단하고 이를 본질이라고 여긴다. 현상은 감각적인 경험에 의존하여 상황과 사람을 판단하는 위험이 있기에 일일이 반응하며 상황에 매몰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론은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호텔 예약 취소 건으로 현상과 본질을 생각하게 될 줄 몰랐듯이 변화무쌍한 현상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력을 키워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
 
박혜령/사천문화재단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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