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의 전쟁에서 해 본 세 가지 발칙한 상상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해 본 세 가지 발칙한 상상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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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진주시 상평동장)
 

 

읍면동행정복지센터는 늘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국민신문고 등에 가장 많이 제기되는 민원이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요구이고, 현장 행정의 90%가 쓰레기 처리이다. 불법으로 배출한 쓰레기에서 증거물을 찾아내어 계도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해도 좀처럼 나아지지를 않는다.

폐가전제품이 무상 수거로 바뀌면서 도로변에 방치되던 대형 쓰레기 문제는 다소 나아졌지만, 가구류 등은 아직 수수료를 부담해야 해서 배출 신고하러 온 주민들이 종종 담당 공무원에게 수수료를 깎아 달라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도로변 불법투기 쓰레기의 주범이 되고 있기도 하다.

배출방식도 문전 배출이 지켜지지 않아 내 집 앞이 아닌 전봇대 등에 배출하여 거점이 된 지역은 악취와 수거 후에도 남은 잔여물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거점지역을 방치해 더 황폐해지는 일이 없도록 화분을 설치하고 가꾸어보지만, 그 자리만 비켜 쓰레기가 쌓일 뿐 좀처럼 개선되지를 않는다.

화분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해 본 발칙한 상상 하나! ‘쓰레기장 옆 채소 상자’이다. ‘설마 먹거리에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겠지’라는 기대에서이다. 발칙한 상상 둘! 모든 폐기물을 배출자 부담 없이 중앙정부가 매입해주는 것이다. 쓰레기가 돈이 된다면 도로변에 쓰레기가 방치될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전 국민이 환경론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기대이니 폐기물 수거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지자체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도로변의 쓰레기 투기로 인한 불량한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중앙정부가 막대한 예산이 들더라도 쓰레기를 매입해주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거라고 본다. 재활용 쓰레기는 고가로 매입하고, 폐기해야 하는 쓰레기는 저가로 매입하면 될 것이다. 브라질의 어느 도시에서는 모든 쓰레기를 예산을 들여 매입해 빈민층에는 생계 수단이 되고 도시는 깨끗해진 성과를 방송에서 본 기억이 있으니 불가능한 상상은 아니지 않나. 발칙한 상상 셋! 재활용품 표기 방식을 좀 더 쉽게 바꾸어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HDPE, LDPE, PP, PS, PVC 등의 영문 표기 대신 숫자로 표기하면 어떨까. 숫자 표기는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나 작은 글자는 읽기 어려운 노안, 저시력자가 겪는 어려움이 해소되어 재활용 배출이 더 쉬워질 것이다. 환경부에 바란다. 재활용품에 영어 대신 숫자를!

박경림/진주시 상평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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