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그리고 내 삶의 변화를 위한 작은 도전
익숙함, 그리고 내 삶의 변화를 위한 작은 도전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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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경남도청서부정책과 주무관)
 

 

“또 옛날 노래야?” 아내의 핀잔소리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음악 사이트에는 모두 1990년∼2000년 초반에 나왔던 소위 탑골가요뿐이다. 물론 지금 음악이 그 당시의 그것보다 우월하지 못하다는 주장은 아니다.

사실 나는 노래의 ‘노’자도 모르지만 적어도 90년대 노래가 나의 감성과 취향에 더 맞는 관계로 학창 시절에 즐겨 들었던 음악을 계속 찾게 되는 듯하다. 그런데 옛날 음악들을 찾는 나의 습성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접한 적이 있다.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한 기고문에 따르면 10대 때 들은 노래는 성인이 되어 들은 그 어떤 노래보다도 강하게 뇌리에 박히고,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969년에 발표된 나훈아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은 현재의 60대에게, 88년에 발표된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는 40~50대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는 설명이다.

글쓴이는 ‘음악적 향수’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런 현상을 문화적인 현상일 뿐 아니라 신경과 관련된 현상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어른이 되어 아무리 세련된 취향을 갖게 되더라도 우리가 사춘기 때 집착했던 노래들이 뇌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자아가 형성되는 12~22세 시기에 생긴 기억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끊임없이 청소년 시절 좋아했던 음악으로 돌아가는 건 단순한 향수병이 아니라 나를 나 자신으로 만든 음악이 주는 기쁨을 잠시라도 느낄 수 있는 뇌 안의 신경작용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는 살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함이 주는 달콤함에 빠져 거기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걸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고 하고, 변화가 없는 안정감만을 추구하는 삶을 지향하게 된다. 아마도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떨치지 못해서일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나 자신을 위한 일에는 얼마의 시간을 쏟고 살아왔나라는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을 거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뤄뒀던 일들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아이들한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력, 책 읽기, 매일 30분씩 운동하기 그리고 새로 나온 음악 찾아듣기 등 내 삶의 변화를 위한 작은 도전을 통해 타성과 반복으로 익숙해진 내 삶과 어느 정도 결별을 고해보고자 한다.

박주영/경남도청서부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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