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정원에 서서 농산어촌사업을 본다
신들의 정원에 서서 농산어촌사업을 본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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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경남도는 최근 농산어촌개발사업에 전국 최다선정과 많은 사업비를 확보했다고 발표하였다. 경남도는 오래 전부터 매년 사업선정과 예산확보에 수위를 차지해 농촌공간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기억 저편에 있지만 1980년대 중반의 우루과이라운드(UR), 1990년대 초엔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도하개발아젠다에서 개도국 지위유지에 의한 외국산 농수산물 도입 최소화와 농업농촌생존을 위해 2003년 참여정부는 10년간 약 119조를 투입하는 장기계획 일환으로 본 사업을 실시하여 오늘에 이른다.

농어촌공간사업은 크게 농산어촌개발사업과 신활력플러스사업이 있다. 전자는 주민들의 기초인프라 확충과 생활SOC 등 편의시설 조성, 소득증대나 경관개선 및 시설물의 효율적 관리운영에 주안을 둔다. 고령화에 더해 날로 쇠퇴해가는 농촌지역에 문화, 복지, 건강, 교육, 서비스, 산업 등의 중심기능을 강화한다는 차원(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서 조성한, 읍면지역에 가면 흔히 보는 ‘무슨 지구별’ 다목적센터, 건강증진센터, 나눔복지센터, 청춘활력센터 등이 부산물이다. 또한 규모는 중심지사업보다 작지만 읍면 내 제2, 제3의 중심권을 대상으로 거점공간과 기초생활시설을 정비·확충하는 사업(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이 있다. 이들은 주로 하드웨어 지향적 사업이다. 반면 후자인 신활력플러스사업은 소프트웨어적이다. 전자의 주민 삶의 공간과 환경을 개선하고 정화하는 것을 넘어서 후자인 신활력플러스사업은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배가시키기 위해 사람과 조직을 키우고 교육하여 농어촌발전에 자생력을 갖추자는 취지를 갖는다.

또한 전자는 ‘농어업인의 삶의질 향상 및 농어촌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주로 공간과 환경에 주안을 둔다. 크게는 지역별 공동 기초생활인프라 확충에 기여하지만 작게는 해당권에 미니 랜드마크가 되어 개인별 주택이나 삶터의 정비와 개선에 영향을 끼쳐 농어촌공간 탈바꿈에 기여해 왔다. 반면 후자인 신활력플러스사업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준한 사업으로 대상은 농어촌지역이지만 취지는 사람과 조직육성에 방점을 갖는다. 각종 센터를 짓고 현대적이고 주제를 갖는 공간을 조성해도 사람이 없거나 떠난 농어촌과 시설들은 폐허와 무용지물이기에 두 사업간 조화가 있어야만 본래의 취지를 살리게 된다. 쾌적한 농어촌 환경조성, 계획적인 중심지집중개발, 지역별 역사와 문화, 자원 등 정체성(identity)에 기초한 차별적이고 특색 있는 공간발전을 이루어 원주민들의 삶의질 제고와, 도시민들의 이주와 유입을 통해 해당 농어촌지역의 지속발전을 영위할 수 있다.

농어촌사업을 시행한 지 15년이 경과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당시 농수산부장관은 10년간 전국에 1천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후 농어촌지역은 획기적 변화와 발전이 가시화되었다. 단점도 많다. 지나친 서구화와 도시화에 농어촌고유의 자원과 역사에 걸맞지 않은 디자인과 사업, 전체 주민이 아닌 지역의 일부 토착 세력가에 의한, 그들을 위한 사업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원주민과 이주 귀농한 분들과의 불협화음도 목격된다. 농촌은 신들이 거주하는 거대한 공간이자 정원으로서 인간이 잠시 빌려 사용하는 곳이고, 농업이란 신들의 정원에서 그들이 인간에게 베푸는 선물(자원과 식량)을 경작하고 생산하는 행위일 뿐이다. 아름답게 가꾸고 안전한 식품을 재배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함이 신의 바람이자 우리의 소망이며, 농산어촌과 신활력사업의 근본정신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때문 만일까.
 
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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