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식량이 무기가 된다구요?
[농업이야기] 식량이 무기가 된다구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09.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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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투자하라!”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더불어 3대 전설적인 투자가라고 불리는 짐 로저스는 두 딸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워런 버핏의 큰아들이자 후계자인 하워드 버핏은 “소량의 물로 쌀과 옥수수를 어떻게 다량으로 재배할지 고민이다. 2046년까지 전 세계의 기아를 종식하겠다.”라고 했으며 아이언맨의 모델이 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동생이자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였던 킴벌 머스크는 “음식으로 세상을 구하겠다.”라고 했다.

사물인터넷(IoT), 로봇, 인공지능(AI), 드론, 가상현실(VR) 등 차세대 산업이 주도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조금은 동떨어지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생각들은 흔히 첨단이라고 불리는 분야의 거장들이 가진 미래에 대한 비전일 것이다. 투자가로, 사업가로 시대를 주도하는 그들은 왜 농업 중심의 미래를 그리는 것일까?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의하면 2050년 인구지수가 2010년의 약 1.3배 증가하는 것에 비해 곡류는 약 1.5배, 과일과 채소 등은 1.9배 정도로 수요량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인구보다 식량의 요구도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 도시화,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부족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로 물적 인적 자원의 이동 제한과 그에 따른 식량부족의 위기감은 식량이 언제든지 우리를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래 지구의 존망을 좌우하는 자원이, 석유도, 핵무기도, 첨단 기술도 아닌 식량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올해 식량 자급률은 45.4%로 전망되고 있다. 완전 자급이 가능한 쌀에 비해 제2의 주곡인 밀은 겨우 1%대 전후, 옥수수는 3.3%, 콩은 25.4% 등 매우 낮다. 소득이 낮아서, 가격은 높은데 품질이 떨어져서 등등의 이유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외면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무기를 하나씩 잃어버리고 온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국산이니까” 하는 애국심에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미래를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노력이, 이 노력이 결실될 수 있도록 행정적,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낮은 자급률의 이유가 하나가 아니듯이 그 해소법 또한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수많은 불가능의 이유들 속에서 가능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의 우리 식량자급률이 그렇다. 고품질 품종 육성, 생산면적 확대, 소비 증대를 통한 안정적 소득 확보, 정책을 통한 우리 식량 보호 등, 식량 독립을 위한 자급률 향상까지는 극복해야 할 수많은 난관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의 자원무기인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정경희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전작담당



 
정경희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전작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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