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선학산 배드민턴장 사유화 논란
진주 선학산 배드민턴장 사유화 논란
  • 백지영
  • 승인 2020.09.22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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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이용자 출입 제한 등 텃세
이용자 간 시비에 경찰 고발도
시, 기존 동호회원에 시정 요구
진주시가 시민 건강을 위해 무료로 개방한 선학산 배드민턴장 이용을 둘러싸고 기존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 간 갈등이 형사 사건으로 번지는 등 심화하고 있다. 시는 배드민턴장 사유화 민원이 잇따르자 모든 시민에게 개방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22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진주시 상대동 선학산 배드민턴장에 관한 민원이 여러 차례 접수됐다. 새벽에 이곳에서 배드민턴을 치려 했지만 기존 이용자들이 배척해 이용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다.

민원인들은 기존 이용자들이 네트가 설치된 천막 내부 진입을 막고 의자에 앉거나 가방을 놓으면 화를 내, 이들이 하산할 때까지 외부 노상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학산 배드민턴장은 조성된 지 수십 년이 지나면서 기존 이용자들이 새벽반·오전반·오후반 등 동호회를 만들어 이용해오고 있다.

한 민원인은 “회비를 내는 회원이 아니면 이용하지 못하게 배척해, 회원들이 하산할 때까지 최소 한 달 이상 노상에서 대기해온 상황”이라며 “최근 비슷한 처지의 신규 이용자 7명이 뜻을 모아 입회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처음에는 ‘가입 요청 인원이 많다’며 거절하더니 이후 일부라도 받아달라고 요청하니 ‘실력이 부족해 끼워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양 측간 갈등은 신규 이용자에게 가입 불가 방침이 전달된 이튿날에는 형사 사건으로까지 확대됐다.

지난 13일 오전 양 측간 언쟁 과정에서 동호회 회원 A씨가 신규 이용자 B씨에게 “눈에 보이면 때리겠다. 거슬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씹고 있던 땅콩을 얼굴에 뱉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이를 폭행의 일종으로 보고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레에 걸려 땅콩이 튀어나왔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진주경찰서는 추석 이후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해당 동호회 간부는 “예전부터 비회원이라도 천막 내부에서 회원들과 각 게임을 번갈아 칠 수 있는 구조였다”며 “일부 회원이 규칙을 몰라 언쟁이 일었다. 현재는 땅콩 사건 피해자에 공개 사과도 하는 등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가입 배척 문제를 두고는 “한 번에 7명이 들어오면 우리가 칠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회원 투표결과 반대 결정이 많았던 것 같다”며 “실력 부족 등에 관한 이야기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장 관리 주체인 진주시는 22일 해당 동호회 측에 ‘다른 이용자를 배척하지 말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출입문에 부착된 ‘코로나19로 인해 동호회 비회원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 문구 철거도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동호회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회비를 걷고 내부 청소, 일부 집기 구매 등 활동을 해왔는데 선을 넘어간 것 같다”며 “관리 주체가 진주시인 만큼 모두에게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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