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인 전동 킥보드 법안, 보완책 필요
무용지물인 전동 킥보드 법안, 보완책 필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09.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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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급증…사고 대책 미흡
지난 몇 개월간 진주에 전동 킥보드 공유업체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진주시에는 ‘씽씽’, ‘고고씽’, ‘지쿠터’ 업체가 초전동, 하대동, 평거동, 신안동, 칠암동, 가좌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학생들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걷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애매한 이른바 ‘라스트 마일’을 이동하는데 적절한 이동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자도 한 달 동안 초전동 일대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를 이용해보았다.

이용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해당 업체의 어플을 스마트폰에 내려 받아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운전면허증 등록 알림이 떠 당황했지만 ‘건너뛰기’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법적으로는 개정안 전까지는 제2종 운전면허의 일종인 ‘원동기 장치 자전거 면허’가 있어야 전동 킥보드 등을 운전할 수 있었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면허증이 없어도 킥보드 운전이 가능해졌다.

회원가입이 끝나면 주변에 사용 가능한 킥보드의 위치를 알려준다. 킥보드 반납이 특정지역으로 정해지지 않아 사용 시마다 매번 어플을 통해 위치를 확인해야 했었다. 킥보드가 주변에 있다고 뜨더라도 일부 사용자들이 공유자원인 킥보드를 숨겨놓거나 잠금장치를 걸어놓아 못 찾을 때도 있었다.

킥보드의 QR코드를 찍으니 바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발로 땅을 차면서 레버를 돌리니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처음 1~2분이 지나니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 레버만 돌리니 25㎞까지 속도가 났다. 법적으로 원동기 장치 자전거 중 최고 시속 2㎞, 총 중량 30㎏ 미만인 이동수단을 개인형 이동장치로 규정하는데 전동 킥보드는 이에 해당된다.

규정상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도로와 차도에서만 주행이 가능한데 차도의 경우 주변 차들에 비해 낮은 운행속도로 인해 자연스럽게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이면도로 방향을 틀게 되었다. 그러나 비포장 이면도로의 경우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으며 주행감에 있어서 불편함이 컸다. 주변에 물어보니 이면도로에서 주행하던 중 바퀴가 작아 넘어져 다친 경우도 있었다. 법이 개정돼 자전거 도로에서 탈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한정돼 있어 불편함이 컸다.

비용은 각 회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분에 1000원, 주말의 경우 1500원, 심야(0시~6시)에는 2000원이었다. 시간당 비용이 비싸긴 하지만 도보로 30분 정도 거리를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성이 있었다.

편리성에 있어서는 장점이 컸지만 안전에 있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보였다.

몇몇 킥보드의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으며 킥보드 하나에 2명이 같이 타는 일명 ‘발발이’의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또한 규정상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지만 한 달 넘게 관찰한 결과 안전모를 착용한 이용자는 한 명도 보지 못하였다. 이는 법률상으로는 금지되어있지만 단속과 처벌규정이 없어 곤란한 상황이다. 또한 사용 학생 대부분이 기본적인 도로교통법 상식 없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대로변에서 시속 50㎞ 이상 주행하는 차들과 함께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25㎞로 운행을 하거나 좁은 골목길에서 최고 속력을 내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기자의 주변에는 개인으로 전동 킥보드를 소유한 경우도 많았는데 대부분 불법개조 제품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중고로 거래되는 제품들의 최고속도는 35㎞, 50㎞, 80㎞ 등 제한 속도인 25㎞를 훨씬 초과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역시 법률상으로는 금지되어 있지만 처벌규정이 없어 무용지물인 법안인 셈이다.

전동 킥보드의 시대가 열리고 편리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시민들의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소비자의 편리성과 모빌리티 혁신을 이유로 규제를 완화하고 단속하지 않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과 맞바꾼 것이다

/신기원 학생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야간에 한 시민이 도로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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