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석...식어버린 한가위 온정
코로나 추석...식어버린 한가위 온정
  • 백지영
  • 승인 2020.09.2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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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소외계층 직격탄
출입 제한에 방문·외박 불가
후원 끊기고 봉사자도 줄어
올해 추석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온정의 손길도 줄면서 소외된 이웃들은 어느 때보다 차가운 명절을 보내고 있다.

29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경남지역 추석 맞이 모금액 1억4297만원으로 전년(2억6234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추석 직전 22일간 모금된 현금, 현물 합산액을 작년과 비교한 수치다.

그나마 현금 모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 수준이지만, 현물 모금액은 14%에 불과하다. 물품 기부는 지자체가 기부된 물품을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을 완료한 뒤 전산에 등록하는 방식이라 즉각적인 반영이 힘들다는 특성을 고려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도내 상당수 사회복지시설은 이 같은 분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후원이 준 것은 물론, 방역지침에 따라 수개월째 시설을 폐쇄한 상황이라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은 옛말이 돼버렸다.

도내 한 중증 장애인 거주 시설 관계자는 자원봉사자 감소가 후원 감소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봉사 차 시설을 찾았다가 관심을 두게 된 시민들이 정기적으로, 혹은 명절 등 특정 시기에 후원해주곤 했지만 올해는 이런 선순환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규 후원자가 준 것은 물론, 경기가 어려운 탓에 정기 후원자조차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추석을 맞았지만 명절 음식이나 후원 물품을 들고 시설을 방문하던 자원봉사자가 사라지면서 시설은 예년보다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시설 관계자는 “이 상황을 장애인들이 덜 속상해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라도 명절 분위기를 내 볼 생각”이라며 “긴 연휴가 적적하지 않도록 송편 빚기나 윷놀이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동 53명이 생활하고 있는 진주 기독육아원 상황도 비슷하다. 관공서 등의 후원이 확연히 줄면서, 경기가 안 좋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대면 수업 축소로 원생 2/3는 등교 대신 내부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학업을 보조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예전 같았으면 연 3000명에 달하던 자원봉사자가 방문하면 어느 정도 일손을 덜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온전히 직원들 몫이다.

원장인 김지수 목사는 “추석이면 연고자가 있는 아이들은 원 가정을 방문해 자고 오기도 했는데, 올해는 그게 불가능해 아이들이 힘들어한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서로 의지해 아이들이 추석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극복해 보려 한다”고 했다.

창원지역 한 노인복지시설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대형 모금단체로 후원이 집중되면서 시설에 직접 후원하는 분들은 주는 추세”라면서 “올해는 후원도 후원이지만 코로나19로 출입이 통제된 점 때문에 ‘완전히 다른 추석’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은 어르신들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기인데, 올해는 면회나 외출이 금지돼 보호자를 만날 수 없다 보니 우울해하셔서 안타깝다”며 “영상 통화라도 할 수 있도록 시설 차원에서 휴대전화로 연결을 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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