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운동 선구자 이이효재 선생 별세
한국 여성운동 선구자 이이효재 선생 별세
  • 연합뉴스
  • 승인 2020.10.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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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국내 최초 여성학과 설치 주도
여성민우회·여성단체연합 회장 등 역임
은퇴 후 고향 마산서 ‘기적의 도서관’ 운영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로서 1세대 여성운동의 기틀을 닦은 이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1924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그는 이화여대와 미국 앨라배마대를 거쳐 컬럼비아대에서 1957년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고 이듬해 모교 이화여대에 사회학과를 창설하면서 교수로 부임했다.

1963년에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7년 국내 최초의 여성학과 설치를 주도하는 등 한국 상황에 맞는 여성학 도입·연구에 힘쓰는 한편 한국여성민우회 초대 회장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장 등을 지내며 한국 초창기 여성운동을 이끌었다.

1980년에는 광주 학살을 자행한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시국선언으로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복직하기도 했다.

여성운동가로서 이이효재 명예교수의 발자취는 한국 사회의 변화상 곳곳에 남아있다. 호주제 폐지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운동,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도입이나 여성 50% 할당제, 부모 성 같이 쓰기 선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결성에 참여하고 1991년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는 노력도 했다.

사회학자로서는 ‘분단사회학’을 개척해 갈라진 한반도의 역사가 여성과 가족, 사회 구조에 끼친 영향에 천착한 것 등이 업적으로 꼽힌다. 한국사회학회 회장과 한국가족학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은퇴 후인 1997년부터는 고향에서 지역 여성들과 함께 ‘기적의 도서관’을 운영했다.

유족으로는 딸 이희경씨, 동생 은화(전 이화여대 교수)·효숙·성숙씨, 올케 이부자씨가 있다.

여성계는 여성장으로 고인을 배웅하기로 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장필화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장하진·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80명이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빈소는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 VIP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8시,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055-214-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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