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을 하나의 광역정부로 만들자
‘부울경’을 하나의 광역정부로 만들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10.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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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선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세계미래도시연구원 원장)
수도권이 블랙홀이 되고 있다. 기업이나 대학, 자본과 소득이 블랙홀이 된지는 꽤나 오래됐다. 그나마 수도권 집중도가 가장 낮은 지표인 인구마저 드디어 반을 넘어섰다.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이상이 살다보니 서울은 만원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꽉 찬 도시에 집값은 늘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지방은 텅 비워만 간다. 사람은 떠나가고, 돈과 기업은 오지 않고, 집값은 내려간다. 서서히 지방이 소멸하고 있다. 아니, 급격히 침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절대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수도권 집중현상은 지방만 죽이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몰락의 부메랑이 되어 국가전체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가장 선행해야 할 것은 국가균형발전에 적합한 지방행정체제나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에도 몇 개의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 울산. 경남을 또 하나의 서울로 만들고, 광주와 전남을 통합해 또 다른 서울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가자는 것이다. 근래에 지방현장에서 지방행정체제를 개편해보자는 논의가 나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통합,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통합논의나 경상남도와 부산. 울산광역시간의 동남권 메가시티 논의는 우리나라의 지방행정체제를 새롭게 설계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필자는 30년 공직의 대부분을 지방자치제도와 지방행정체제를 설계하는 업무를 맡아 오면서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메시지와 시사점을 발견했다.

첫째는, 변화하는 행정환경과 첨예한 경쟁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방행정체제와 구조를 하루빨리 마련해야한다는 점이다. 100년 전 갑오경장시대에 마련된 구시대의 지방행정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노력은 정치권에서 치고 나와야한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여야합의로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만든 것은 그나마 정치권이 이룬 성과다. 21대 국회는 광역행정체제개편에 관한 논의를 전담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지방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슈를 제도적으로 정리해줘야 한다.

둘째는, 일반시와 광역시 승격정책은 실패했고, 도농통합시 정책은 성공한 정책이라는 점이다. 예전에는 인구가 100만명이 넘으면 일반시를 광역시로, 군지역의 읍이 5만명을 넘으면 일반시로 승격하는 분리정책을 추진했다. 이것은 도시화율이 낮을 때 도시행정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도시화율이 85%를 넘어선 현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1995년부터 3년간에 전국의 81개 시군을 41개의 통합시로 개편한 것은 참으로 잘한 정책이다. 지금의 진주시가 옛날의 진양군과 진주시로 분리됐을 때를 한번 생각해봐라. 무엇이 타당한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이 동일생활권내의 광역시와 도의 통합문제다.

셋째는, 지방행정계층이나 기관구성을 획일화하지 말고,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시군-읍면동의 3단계 계층을 단순화해야 학고, 시장이나 군수도 주민이 원한다면 의회에서 간접 선출하거나 임명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2단계 계층구조와 임명직 제주시장 사례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현재 각 지역에서 논의되고 있는 광역행정체제개편 논의는 살벌한 경쟁시대에서 살아 남기위한 몸부림이지만,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벗어 나기위한 국가발전 전략이 되어야 한다. 광역행정체제는 세계의 대세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하나의 광역정부로 통합하는 것이 정답이다.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 때문에 쉽게 치고 나오지 못한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의 길을 찾으면 된다. 하나로 통합된 ‘부.울.경’을 보고 싶다. 원래도 하나였기에 더 그리운 것이다.
 
오동호 선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세계미래도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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