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캠퍼스의 가을
[천왕봉] 캠퍼스의 가을
  • 경남일보
  • 승인 2020.10.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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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가을 날 대학의 캠퍼스는 쓸쓸한 기운마저 감돈다. 봄철의 희망과 환희, 설레임은 어느덧 고뇌로 바뀌고 이별을 준비한다. 울긋불긋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나뭇잎들이 낙엽되어 캠퍼스에 뒹굴 즈음이면 졸업반 고학년들은 취업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짐을 싸고 4년간 정든 캠퍼스와 이별을 고한다. 새내기들에게는 입영날짜도 예고돼 이별은 필연으로 다가온다.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의 봄은 운동장 주변, 열병식하듯 줄지어 서있는 이팝나무 꽃이 만개할 즈음이면 절정을 이룬다. 새내기들의 풋풋한 모습이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곳곳에선 축제와 젊음의 함성으로 발랄하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캠퍼스의 봄은 실종됐다. 하여 이번 가을은 더욱 쓸쓸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가을 잎 찬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캠퍼스 잔디 위에 또다시 황금물결/잊을 수 없는 얼굴 얼굴 얼굴들/루루루루 꽃이 지네 /루루루 가을이 가네’(김정호. 날이 갈수록). 회상도 잠시, 이별이라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처가 1단계로 조정되는 이즈음, 이미 가을은 저만치 멀리 가고 있다. 그들의 소중힌 젊은 시절의 한토막을 송두리째 빼앗은 것 같아 안타깝다. 가을이 가면 이별도 숙명 처럼 따라 붙는 것을. 사람은 어차피 혼자이고 이별을 통해 점차 익어가는 것을 알아가는 계절이다. 그래도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 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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