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사회와 제2차 국민교육
장수 사회와 제2차 국민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20.10.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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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고령화 문제는 우리사회의 화두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고령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그에 대한 준비는 아직 미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구의 평균수명이 늘면서 한국인의 기대수명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자가 79.7세, 여자가 85.7세이다. 이 수치를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3.5년, 여자는 2.8년 증가했으며, 실제로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 장수노인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즉 장수사회가 가까워 온다는 것이 느껴진다.

인구통계 전문가인 K대 P교수의 연령별 기대수명을 계산한 결과, 한국인의 수명은 통계청 예측보다 빨리 늘어나 보통사람도 상당한 확률로 100세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즉 한국인이 100세까지 살 확률을 계산했을 때, 지금 20세는 대략 3명 중 한 명, 30세는 네 명 중 한 명, 40세는 다섯 명중 한 명, 50세는 일곱 명 중 한 명 정도가 100세를 넘겨 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 20세 남자는 90세까지 살 확률이 72.2%, 100세까지 살 확률이 35.0라고 하니 가히 ‘100세 시대’가 가까이 왔다 할 만하다.

이러한 경향은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의 예로서,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로버트 윌슨 교수는 83세이고, 그와 함께 공동수상자이자 그의 제자인 폴 밀그럼 스탠퍼드 교수는 72세이다. 그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함께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한국에서의 그 정도의 나이는 완전히 능력 없는 노인 취급을 받거나 또는 그냥 놀고 있는 어르신으로 취급되는 상황에 비추어보면 몹시 부럽기만 하다. 또 한편으로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없애주는데 기여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또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즉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가장 많이 사망하는 최빈 사망연령도 높아져서 모두가 장수하는 ‘장수의 보편화 시대’에 진입했다고도 볼 수 있다. 100세 시대의 대표적인 한국인의 예로서, 현재 101세란 나이로 특강을 다니고, 글을 쓰고 있는 전Y대 명예교수 김형석씨를 들 수 있다. 100세 건강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또 얼마 전 최고령 현직 여의사로 94세까지 환자를 돌보다 하늘나라로 돌아간 한씨를 들 수 있겠다. 그녀 또한 90대 중반까지 장수하며 의사라는 어려운 직업을 수행하는 건강함을 보여주었다.

이러다 보니 최근 노인연령기준을 65세가 아니라 더 높여야 한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시점에 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 수명 100세 시대 진입과 관련하여 모든 나이든 연령층에게 ‘제2차 국민교육’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아직도 건강하고 일에 대한 에너지가 많은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옛날 직장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 국가에서 새로운 직업과 생활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현재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력 저하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2년 전 일본에 잠깐 살았던 경험을 되새겨보면, 일본에서 70대까지는 노인이라는 인식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평균 80대 이상인 노인들이 성당의 성가대 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각종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젊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80대 중반인데 운전을 하고, 또 노인요양원에 봉사활동을 다니는 분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노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지게 되었다. 필자는 최근 회자되는 말처럼 60대에서 70대 까지는 ‘신중년 세대’라 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 ‘100세 세대’에 있어, 정년퇴직을 한 이후인 60세부터 ‘제2차 국민교육’을 실시해서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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