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유담
오늘도 피 터진 하루 말갛게 씻어 널었다
고단한 빨래에 배인 핏물 가시어
내가 내 그림자를 끌어야 하는 시간
일상은 잠시 엄숙해 지는데
경례하듯 능선을 지나는 새 떼
밀레의 그림에 갇혀 영원히 기도하고 서 있는 이
이리로 나오라
나오시라
붉은 강 하염없는 여울에 술 한 사발 부어 놓고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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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모든 빛을 걸머지고 서녘으로 넘어가는 모습에서 피 터지게 살아온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제 그림자도 거두어들이고 고단한 하루를 켜켜이 접어 널린 빨래처럼 개어야 할 시간, 더 늦기 전에 둥지로 향하는 새 떼들의 모습처럼 장엄한 질서다.
어쩐지 영원히 선택 없는 노동에 시달릴 것 같은 그림 속의 그들을 불러내어 노을이 타는 강가에서 속내를 펴놓고 나누고 싶은 것은, 나의 진부한 일상을 헹구고 거부할 수 없는 반복을 위안하고 싶은 것이다. 어께에 걸친 세상을 붉게 만드는 시 한편을 만난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오늘도 피 터진 하루 말갛게 씻어 널었다
고단한 빨래에 배인 핏물 가시어
내가 내 그림자를 끌어야 하는 시간
일상은 잠시 엄숙해 지는데
경례하듯 능선을 지나는 새 떼
밀레의 그림에 갇혀 영원히 기도하고 서 있는 이
이리로 나오라
붉은 강 하염없는 여울에 술 한 사발 부어 놓고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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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모든 빛을 걸머지고 서녘으로 넘어가는 모습에서 피 터지게 살아온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제 그림자도 거두어들이고 고단한 하루를 켜켜이 접어 널린 빨래처럼 개어야 할 시간, 더 늦기 전에 둥지로 향하는 새 떼들의 모습처럼 장엄한 질서다.
어쩐지 영원히 선택 없는 노동에 시달릴 것 같은 그림 속의 그들을 불러내어 노을이 타는 강가에서 속내를 펴놓고 나누고 싶은 것은, 나의 진부한 일상을 헹구고 거부할 수 없는 반복을 위안하고 싶은 것이다. 어께에 걸친 세상을 붉게 만드는 시 한편을 만난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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