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창업도시,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자산
[의정칼럼]창업도시,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자산
  • 경남일보
  • 승인 2020.10.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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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진주시의원
한국 벤처창업의 신화로 불리는 메디슨 창업자이자 카이스트 교수였던 故 이민화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진화할 뿐이다. 욕망이 무한하듯 일자리 역시 무한하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욕망을 위한 현실과 가상의 기술적 융합”이라 역설했다.

학계 등에 따르면 머지않은 미래의 단순노동은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고, 창의와 협력이 필요한 복합노동은 인간이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단순노동에 해당하는 수많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대신 인간의 욕망이 자리 잡은 융합적 기술 창조에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될 것이다.

창업은 새로운 일자리의 보고(寶庫)다. 미래 한 국가의 흥망을 쥔 열쇠와 같다. 기성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기반을 준비해야 할 분야다. 진주에는 창업 인프라가 나름 즐비하다. 경상대, 경남과기대 등 대학과 혁신도시 공공기관,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서부지부 등에서 창업관련 인력, 지원 제도와 사업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창업보육센터, LH소셜벤처단, 중장년기술창업센터 등 창업 입주기업도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올해는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덮쳐 기업은 더 어려워졌다. 그런데 필자가 기업인, 창업준비자 등을 만나 얘기해보면 정작 최저임금, 코로나19 보다는 사무실, 공장 등 공간 부족과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밝혔다. 부동산 비용이 많이 들고, 막상 들어갈 곳도 찾기 쉽지 않다고 한다. 적기에 필요한 사업 찾기도 기업애로를 지원할 수 있는 사람도 기관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반면 혁신도시에 있는 기관 관계자를 만나보면 지원을 하고 싶은데 자격을 갖춘 기업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기업과 기관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 산학연관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기업이 신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면 이에 맞춰 기술개발, 상품화 등 지원하고 지역 산업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와 이를 기획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얼마 전 기사로 났던 안동시 대마 규제자유특구 지정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안동에서는 예로부터 대마(大麻, 삼베)를 키워 줄기는 말려 수의 등에 사용하는 소위 안동포(布)를 생산하고, 향정신성이 강한 대마잎은 소각했다. 안동포는 화학섬유 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고 가치가 하락했다. 자연스럽게 대마 재배농가와 면적은 매년 줄어들었다. 환각성분이 강한 마리화나와는 다르게 0.3%미만인 대마식물 및 그 추출물은 헴프(HEMP)라 하는데 비환각성이라 한다. 추출물 중 뇌전증, 치매, 신경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칸나비디올(CBD)을 활용해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수출하는 게 규제자유특구 주요 사업내용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창의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복합노동이 미래 일자리 창출과 창업의 기본이다. 안동시 대마 활용 산업화 활성화는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마 안동의 대마 규제자유특구가 제대로 작동하면 헴프 의약품 개발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기업유치가 기대된다. 진주 실크나 바이오 농식품 산업도 관심을 가져봐야 할 대목이라 여긴다.

시작이 반이다. 늦었지만 차분하게 미래를 위해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어찌 보면 지금이 기회다. 미래세대에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많은 창업·벤처기업을 탄생시켜야 한다. 우리 기성세대가 자녀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큰 자산은 “내가 나고 자란 여기 진주에서 창업해서 일하고 있다”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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