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두 부부의 인생
[경일춘추]두 부부의 인생
  • 경남일보
  • 승인 2020.10.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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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규 함안 삼칠농협 과장
 

 

이른 아침 텃밭에서 늦은 고추 등 농작물을 정리하고 있을 때 우연히 산책길에 나선 부부를 만났다. 필자 보다 열 살쯤 위로 보였는데 올 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이사를 왔다고 했다.

그는 도심 속의 전원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주거지를 결정할 적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 고민이 효과적이었는지 자리 잡은 현 주거지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처음에는 전세 계약을 해서 몇 달 살았는데 좋은 느낌이 있어 아예 집을 사버린 케이스였다. 맑은 공기, 운동을 하기 좋은 코스 등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 왜 이렇게 늦게 왔을까하는 후회까지 들 정도라고 자랑했다. 아들 딸을 모두 결혼 시킨 후 부부만 남은 이들은 제 2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행복하다고 했다.

오순도순 사랑하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며칠 전 텃밭에서 양파 모종을 심고 있는데 산책길에 나선 노부부가 들러 모종 심는 일을 도와주려고 했다. 미덥지 않은데다 부담감이 있어 말렸는데도 막무가내였다. 도심 속 농촌이 좋아 이사까지 해서 여기로 왔는데 체험해 보고 싶다고 했다. 조금만이라도 일을 해보고 싶다는 노부부의 의지가 대단해서 허락했다.

요즘 정년퇴직을 한 뒤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도시를 떠나 시골로 오는 중년이나 노부부를 많이 본다.

물론 나름대로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해서 성공적인 제2의 삶을 사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별 준비 없이 의욕만 갖고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막연하게 땅을 사고 집을 짓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먼저 많은 돈을 들여 큰 집을 짓는 것은 위험하다. 의욕만 앞서다보면 무리하게 땅을 구입하게 되고 큰집을 짓게 되면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을 사람들과의 유대관계이다. 자칫 오만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 따라서 마을 사람들과 진심어린 유대 관계를 맺어야한다. 가능하다면 봉사하고 희생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정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부부처럼 마을 사람들과 먼저 생활해보고 적응해가는 것이 전원생활의 성공 지름길이다. 서두르지 말고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농촌생활에 녹아드는 삶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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