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개국공신교서' 행차 산청군서 재현
'이제 개국공신교서' 행차 산청군서 재현
  • 원경복
  • 승인 2020.10.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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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공신 교서 전하러 행차한 왕의 행렬에 온마을 들썩
산청 남사예담촌서 조선 최초 공신교서 전달식 재현
‘이제 개국공신교서’ 주제 창작가무극 ‘태조 교서전’
기산국악제전위원회 주최…유명 뮤지컬 배우 등 출연

 
남사예담촌 기산구악당 에서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교서를 이제에게 전달하고 있다.
“천명은 덕이 있는 자에게 돌아가고 인심은 어진 이를 따르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 따라서 경에게 아무리 작위를 높여 주고, 표창하는 윤음을 내려도 내 마음이 흡족하지 못하다. 문무대신에 명하노니! 20명의 사람을 보내 가사를 돕게 하고 180결의 논밭을 내려주어 녹봉을 삼게 하며, 경의 초상화를 단청으로 그리고 그 공적을 기재해 대대로 보이도록 하라!” - 이제 개국공신교서 내용 중 -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신하이자 사위인 ‘이제’를 일등 개국공신으로 삼고 개국공신교서를 내리는 장면이 경남 산청에서 재현됐다. 재현은 창작가무극 형식으로 국악뮤지컬과 퍼레이드, 대동놀이 등 종합 문화예술제의 모습으로 펼쳐졌다.

국보 제324호로 지정된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조선 최초의 공신교서이자 현재 유일하게 실물이 존재하는 개국공신교서다.

특히 태조 이성계가 직접 산청을 찾아 이제와 경순궁주에게 교서를 내린다는 상황을 가정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역사적인 장면을 전통적인 소리와 춤을 통해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창작가무극 ‘태조교서전’. 그 모습을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만나보자. /편집자 주

◇남사예담촌서 열린 전통문화축제·태조교서전

산청군과 기산국악제전위원회는 지난 25일 오후 단성면 남사예담촌 내 기산국악당에서 ‘남사예담촌 전통문화축제·태조교서전’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이제 개국공신교서’의 역사적 의의와 전통문화의 고장 남사예담촌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창작가무극 태조교서전은 사단법인 기산국악제전위원회 최종실 이사장이 총연출을 맡아 ‘왕의 행차’ 등을 웅장하게 그려냈다.

‘태조교서전’은 태조 이성계와 계비 신덕왕후의 딸인 경순궁주와 혼인, 조선을 개국하고 태조 즉위에 공을 세운 1등 개국공신 ‘이제’가 교서를 전달 받는 장면을 재현했다.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 에서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이제의 손을 잡고 노래하고 있다5
특히 이제를 모신 재실인 영모재에서 기산국악당으로 향하는 길에는 왕과 신하들이 펼치는 화려한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교서 전달 재현 퍼포먼스는 기산국악당에서 치러졌으며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신덕왕후의 춤, 조선의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이제의 ‘진국명산’, 태조와 신덕왕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경순궁주의 ‘춘앵무’도 함께 공연됐다.

이번 태조교서전에는 제1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뮤지컬 팬텀에서 호평을 받은 뮤지컬배우 박철호가 태조 이성계 역할을 맡았다. 신덕왕후 역할에는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단종과 세조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사극 ‘여도’에서 열연한 배우 강효성이 출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악뮤지컬과 퍼레이드 외에도 대동놀이 등 전통농악, 대북, 전통무용, 의장대 공연 등 다채로운 전통국악 공연이 진행돼 볼거리를 더했다. 행사는 네이버TV ‘기산국악당’ 채널에서 다시보기로 감상할 수 있다.

 
산청군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 태조교서전 축하공연.
◇이제 개국공신교서의 역사적 의의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개국공신 ‘이제’에게 직접 내린 공신교서로, 조선 최초로 발급된 공신교서이자 실물이 공개돼 전하는 유일한 개국공신교서다.

‘이제 개국공신교서’가 국보로 승격된 지난 2018년, 교서를 최근까지 보관하고 있던 성주이씨 경무공파 대종가가 있는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남사예담촌에서는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성주 이씨 경무공파 대종가에서는 교서를 지난 630여 년간 보관했으며 최근 국립진주박물관에 위탁해 보관 중이다.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이제를 모신 재실인 영모재에서 발견됐다. 1392년 (태조 1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 일등공신 이제를 개국공신 1등에 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서는 국왕이 직접 당사자에게 내린 문서로 공신도감이 국왕의 명에 따라 신하에게 발급한 녹권보다 위상이 높다. 교서에는 이제가 다른 신하들과 대의를 세워 조선 창업이라는 공을 세우게 된 과정과 그의 가문, 친인척에 내린 포상 내역 등이 기록돼 있다.

 
남사 예담촌 기산국악당 에서 태조교서전 이제 개국공신교서에 어보를 찍고 있다
특히 교서 끝 부분에는 발급 일자와 ‘고려국왕지인’이라는 어보가 찍혀 있다. 이 어보는 고려 공민왕 19년이던 1370년 명나라에서 내려준 고려왕의 어보로, 조선 개국 때 까지도 고려 인장을 계속 사용한 사실을 알려준다.

문화재청은 이제 개국공신교서가 조선시대 제도사와 법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인데다 고려 말∼조선 초 서예사의 흐름도 담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유산으로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한문으로 쓰여 내용을 알기 어려웠던 이제 개국공신교서의 내용을 쉬운 한글로 풀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에서 이제가 태조 이성계를 만나 인사를 올리고 있다.
이어 “산청군은 현재 내원사에 있는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비롯해 국립진주박물관에 있는 이제 개국공신교서, 범학리 삼층석탑까지 3점의 국보문화재가 발견된 문화유산의 고장”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산청이 가진 역사와 문화예술의 가치를 더 높이고 보전하는 것은 물론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 제1호 마을로 지정한 전통한옥마을 ‘남사예담촌’은 우리나라 전통고택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예담’은 옛 담장이라는 의미다. 예를 다해 손님을 맞는다는 뜻도 함축하고 있다. 3.2㎞에 이르는 토석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재 제281호로 지정돼 있다.

마을 안에는 산청 남사리 이씨 고가(경남문화재자료 118호) 등 고택은 물론 국악계 큰 스승으로 손꼽히는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념하는 기산국악당, 파리장서운동을 이끈 면우 곽종석 선생과 137인의 유림을 기리는 유림독립기념관 등 꼭 둘러봐야할 곳이 많다.

원경복기자

 
남사 예담촌에서 열린 ‘태조교서전’ 이제 개국공신교서 전달 재현행사와 함께 축하행렬을 재현하는 모습.
개국공신교서 전달식을 재현한 ‘대조교서전’ 행사가 열린 산청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에서는 다양한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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