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4일장을 치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마지막 편지’라는 글이 지난 25일 카톡으로 날아들었다. 첫 문장에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 검진을 받아보고…”하는 말로 시작된 글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건강과 생명의 중요성에 대한 금언 같은 말이었다. 개인적으론 “건강할 때 돈은 자산이지만 아픈 뒤에 그것은 유산”이라는 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날 지인 네 사람이 그 편지 글을 잇달아 보내왔다. 눈 깜빡할 사이 빛의 속도로 SNS를 타고 온 세상에 퍼진 것이다. 카톡 문자를 몇 차례 받은 후 이 회장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다음날, 삼성 측에서는 고 이 회장의 편지글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가짜였던 것이다.
▶요강 뚜껑인 줄 모르고 그걸로 물 받아 마신 것처럼 다소 찜찜했다. 하지만 크게 피해 입은 게 아니라서 마음 상해할 일도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해를 끼치거나 사악한 목적이 숨어 있는 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내 안 풀리는 의문은 있었다. 대체 누가, 무슨 의도로 이런 가짜 ‘이건희 편지’를 유통시킨 걸까.
▶이건희 명의로 써놓고 대 부호와 자기를 동일시라도 하면서 자기만족에 젖었을까. 자기가 쓴 글을 세계적인 인물의 글로 읽고 또 읽으며 무릎 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르시시즘이라도 느끼는가. 암튼 이건희 편지 소동은, 그럴듯한 가짜가 판치는 인터넷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삼는다. 온라인 정보의 접근에 보다 신중해야겠다는 각성도 다시금 추스리게 된다. 정재모 논설위원
▶그날 지인 네 사람이 그 편지 글을 잇달아 보내왔다. 눈 깜빡할 사이 빛의 속도로 SNS를 타고 온 세상에 퍼진 것이다. 카톡 문자를 몇 차례 받은 후 이 회장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다음날, 삼성 측에서는 고 이 회장의 편지글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가짜였던 것이다.
▶요강 뚜껑인 줄 모르고 그걸로 물 받아 마신 것처럼 다소 찜찜했다. 하지만 크게 피해 입은 게 아니라서 마음 상해할 일도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해를 끼치거나 사악한 목적이 숨어 있는 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내 안 풀리는 의문은 있었다. 대체 누가, 무슨 의도로 이런 가짜 ‘이건희 편지’를 유통시킨 걸까.
▶이건희 명의로 써놓고 대 부호와 자기를 동일시라도 하면서 자기만족에 젖었을까. 자기가 쓴 글을 세계적인 인물의 글로 읽고 또 읽으며 무릎 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르시시즘이라도 느끼는가. 암튼 이건희 편지 소동은, 그럴듯한 가짜가 판치는 인터넷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삼는다. 온라인 정보의 접근에 보다 신중해야겠다는 각성도 다시금 추스리게 된다. 정재모 논설위원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