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성친화도시가 되기 위한 제언
[기고]여성친화도시가 되기 위한 제언
  • 경남일보
  • 승인 2020.10.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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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애 진주시의원
텔레그램 내 성 착취물 제작 유포사건, 속칭 ‘n번방’ 사건이 아직 뇌리 속에 사라지기도 전에 우리지역의 술집 종업원들간의 단톡방 내용이 공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n번방’ 사건은 아동을 포함한 청소년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매우 잔혹한 성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이며 한국에서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얼마나 만연화 됐는지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번 종업원들 단톡방 관련해서도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이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성적모욕감을 주는 언어들로 나열되어 있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여성비하 및 성인지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설마 우리지역에서는 그런 일이 없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작년 어린 여자아이와 할머니 등 여성들이 주요 타겟이 되었던 너무나 잔혹했던 ‘안인득 사건’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연속적으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으며 또 술집 단톡방 내용으로 네이버검색 1위를 차지한 건도 우리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번사건은 업체사장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신속하게 폐업을 결정해서 더 큰 파장이 일어나는 것은 막았지만 확실한 대응체제가 없는 한 이러한 문제발생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도 안되겠지만 지금이야말로 우리지역의 인권지수나 성인지관점에 대한 점검을 새롭게 실시하고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권교육, 성교육 방향도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과 방송매체의 발달로 자극적이면서 왜곡된 성문화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및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결국 여성 및 아동을 대상으로 한 모든 성 착취의 근절과 종식을 위해 국가의 책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방자치와 분권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시대에는 지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구호뿐인 여성친화적인 도시가 아니라 진정 여성과 아이들이 살아가기 좋은 도시야 말로 우리 모두가 살기 좋은 곳이 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에 우리지역에서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첫째, 진주시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및 아동복지법 등에 근거한 ‘진주시 아동·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지원에 관한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관한 기본적인 조항을 정해 시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초·중·고 성교육이 시·도교육청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보다 효과적이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교 성교육을 연간 15시간 이상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학교 성교육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도 필요하다.

둘째 온라인에 기반을 둔 직능별, 직종별, 기관별 그리고 전문가 그룹과의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한 중간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성인지교육 및 성평등교육의 기회가 내실있게 진행되도록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진주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시민들이 공감하는 여성친화적인 도시조성을 위해 다양한 여성정책의제를 개발하고 이와 관련 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수반한 제반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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