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름을 알려주세요
나무 이름을 알려주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11.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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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유치원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숲 사랑 조기교육이 절실하다. 숲 사랑을 가르치는 교육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심도 있고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대학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이 나무에 관한 기초 이론과 산림자원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등의 교육을 주로 하는 나무사랑 프로그램(Wood Magic Science Fair, Wood Magic Show)을 오래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대학이 오리건주립대학, 미시시피주립대학, 버지니아공대 등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수백 개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여 과학에 기초를 둔 나무사랑, 숲 사랑 교육프로그램 과정을 이수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강조되는 주제들은 나무가 인간의 삶의 질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며, 산림자원 이용산업이 자연자원을 잘 이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무를 다루는 학문이 재생 가능한 산림자원의 생산에 어떻게 얼마나 응용되는지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 교사, 산업체가 함께 협력하여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초청된 강사들의 흥미진진한 강의, 실험 활동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호기심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인기도 높다. 미국에서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1992년 미시시피주립대학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한 학급을 대상으로 한 것이 시발이다.

수년 전부터 우리 대학에서는 도내 산과 학교에서 자라는 나무들에 이름을 달아주는 일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나무들이 이름을 가지기 시작한 곳은 지리산을 비롯해 월아산, 선학산, 금원산 등 여러 산과 학교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나무 이름을 달아주지 못한 곳들이 너무도 많다. 나무를 보는 많은 사람에게 나무 이름을 알게 해 줌으로 나무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정신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이름을 알아야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지고, 또 그 사람을 부를 수 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친해지고 좋아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누구나 “저 나무는 무슨 나무야?” 하고 물었을 때 나무의 이름을 몰라 쭈뼛거릴 때가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전문적으로 나무의 이름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취미가 있어 나무 이름을 아는 사람을 제외하고 나무의 이름이 무엇인지 쉽게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곳을 가도 나무에는 별반 신경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름이 붙어있는 나무를 보면 아무리 나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그 나무를 한 번 더 보게 되고, 그 나무에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더구나 나무의 이름을 알려주는 표찰엔 나무의 이름뿐만 아니라 학명, 간단한 이야기가 들어있어 간단하나마 그 나무의 특징을 알게 하여 나무 그리고 우리 주변의 자연과 친숙하게 되기 위한 노력을 자연스레 불러일으켜 준다. 더구나 요즘에는 바코드가 있어 휴대전화기로 찍으면 설명이 자세하게 나오는 시스템도 있다.

나무 이름을 알려주는 팻말이나 표식에 바코드를 만들어 나무의 정보를 알려준다면, 이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교육적 효과뿐만 아니라 그동안 보아왔던 나무에 대한 궁금증을 풀 기회가 될 것이고, 많은 사람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울 수 있는 좋은 효과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나무 이름을 알게 되면, 나무를 사랑하게 되고 또 관심이 증대될 것이다. 나무사랑이 자연사랑으로 자연사랑이 지구환경 사랑으로 발전할 것이다. 나무에 이름을 달아주고 친숙해진다면 그보다 더한 자연사랑 교육은 없을 것이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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