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국정도, 국민도, 없는 최악의 '맹탕 4류 난장판국감’
[경일시론]국정도, 국민도, 없는 최악의 '맹탕 4류 난장판국감’
  • 경남일보
  • 승인 2020.11.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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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국회의 백미는 국정감사다. 과거 국회의원들은 국감을 통해 어떻게든 한번 ‘뜨려고’ 다양한 행동을 다했다. 여야를 막론, 초선은 자신의 이름을 확고히 인식시킬 수 있는 더없는 기회다. 스타 의원들의 등용문으로도 작용했다. 1년의 중요 농사와 같이 국정 전반이 도마 위에 오른다. 특히 국감은 ‘야당의 시간’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정기국회의 꽃’란 국감에서 180석대 103석의 여당에 밀려 시종일관 ‘헛발질 망신’만 남겼다. 21대 첫 국감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야당님, 어디에 계십니까”란 말도 나왔다.

올 국감에서 사안의 본질은 사라지고 막장 추태장면들만 재연, 이래도 되냐는 평가다. 여야 모두 제각각 하고 싶은 말로 언성만 높이다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전·월세시장 안정을 비롯한 부동산문제,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 정작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피해자 목소리는 뒷전이고 정치권과 검찰 연루설 등을 둘러싼 공방만 지루하게 이어졌다. 대검국감은 정쟁의 절정판이었다. 과방위선 “이 사람이 확 쳐버릴라, 나이도 어린 XX가” 등 여야 간 막말·고성이 오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1대 첫국감이라 국민적 기대감이 컸지만 어김없는 정쟁의 연속 이였다. 국감의 특성상 일정 부분 정쟁적 측면이 불가피하다 해도, 유달리 심했다. 정쟁에 몰두하느라 민생현안을 다툴 기회조차 날려버렸다. 더 심각해지는 파행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암담했다. 내편은 항상 옳다는 시각에 ‘국정도, 국민도, 없는 최악의 맹탕 4류 난장판국감’이였다. 국감은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지만 야당의 정보력도 예전만 못한 채 무능했다.

야당의 ‘한 방’도 잘 보이지 않았고, 무기력했다. 야당은 정부여당을 비판, 새로운 정책을 개발, 다음에 정권을 잡아야하는 정당이다. 야당 역할은 여당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이고, 비판적이어야 한다. 정책 국감도 분명히 중요하다. 여당도, 야당도, 답변하는 장관도 손들어주기 싫고, 꼴 보기 싫은 역겨움을 느꼈다. 내편에는 한없이 관대했고, 상대방엔 가혹한 ‘내로남불’에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말 뒤집기’가 심했다.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 나라 일을 보는 언필칭 공복이라 하지만 한마디로 머슴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도탄에 빠진 민생과 경제 위기 속에 대응 상황을 점검,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 마련 등이 논의됐어야 했다. 여야는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 경기도 국감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SNS에 올린 ‘국민의짐’ 표현이 국민들의 머리속에 각인됐다. 경기도 국감이 이재명 띄워주기였다면, 대검 국감은 ‘윤석열 띄워주기’가 됐다.

국민의힘은 대선·지방선거·총선 등 4연패다. 내년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민주당의 ‘20년 장기 집권’을 가름하는 분수령 성격의 선거다. 여당발 악재가 쏟아져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선거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패배의식’이다. 지는 데 익숙해 패배에 무감각해졌기에 어느덧 ‘만년 웰빙 야당’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선 승패는 2022년 3월 9일 대선 결과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시민참여형’ 경선을 한다하지만 신선함과 참신성 있는 후보는 안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철저하게 ‘뺄셈의 정치’, ‘독선의 정치’를 고집, 제왕적 비대위원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야당이 야당다워야 나라가 바로 선다. 여당은 야당 복을 타고 났다. 정치인 수준은 나라의 국력과 국가 흥망을 결정짓는 잣대다.
 
이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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