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복합유통상업단지 추진 의지 있나
사천복합유통상업단지 추진 의지 있나
  • 문병기
  • 승인 2020.11.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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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복합유통상업단지 조성사업이 6년 째 겉돌고 있다. 애초부터 사업자 선정에 잡음이 끊이질 않았고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급기야 사업자가 바뀌는 진통을 겪었지만 별반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 사업은 민선 6기 송도근 사천시장이 당선되면서 강한 추진의지를 밝혔었다. 사천시의 관문에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사천IC 배후 부지를 개발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다. 시는 2015년 이 일대 26만2000㎡에 일반상업용지와 유통상업용지, 공원 등 부대시설을 조성키로 했다. 이곳에는 물류시설과 도·소매유통단지, 창고, 화물터미널은 물론 백화점과 아울렛 등 판매시설과, 숙박시설(관광호텔), 농축수산물유통센터, 물류시설과 업무시설 등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민관합동개발방식(SPC)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동현건설과 금강종합조경, 극동메이저 등 3개사가 75%의 지분을, 사천시가 20%, 미래에셋이 5% 지분이었다. 기대는 컸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면서 부지매입부터 난항을 겪었다. 애초 자금력이 부족한 데다 PF자금이 막히면서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검찰조사와 핵심관계자가 구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실상 사업포기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4년이란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민간출자자 지분 변경을 거쳐 대구 소재 태왕ENC와 HC부광산업 컨소시엄이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어 민간출자자 변경 권리 의무 승계 절차까지 마무리했다. 사업자가 바뀌면서 기대감은 높아졌다. 상당한 자금력을 가진 업체로 알려진데다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혔기에 곧 착공될 것으로 모두는 믿었다.

사업자 또한 지난 4월 착공 의지를 밝혀 드디어 첫 삽을 뜰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편입 지주들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시간을 끌었다. 여기에 PF자금이 계획대로 확보되지 않으면서 탄력을 잃었다. 결국 이들도 과거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온갖 루머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대규모 주택사업에 자금 투입을 위해 망설인다거나, 제3자 매각설까지 나돌았다. 여기에 민간출자자 승계 절차가 마무리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전 사업자들과의 지분 정리과정에서 지급해야 할 돈은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언제 착공하겠다는 공수표를 남발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미온적인 태도는 신뢰를 잃고 진의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업자는 더 이상 진실을 숨겨서는 안 된다.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할 게 아니라, 욕을 먹더라도 사실을 알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믿음을 바탕으로 활로를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다시 12월에는 반드시 착공할 것이라 한다. 현재 다수의 금융권과 협의를 끝냈기 때문에 자금이 나오는 대로 미계약 토지를 매입하고 반드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완공된 다해도 얼어붙은 분양시장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후 계획대로 안 될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들의 말이 ‘양치기 소년과 늑대’란 이솝 우화와 겹쳐지는 것은 비단 기분만의 문제가 아니길 바랄뿐이다.

 
문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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