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천체망원경으로 별 보러 가요”
“내가 만든 천체망원경으로 별 보러 가요”
  • 박도준
  • 승인 2020.11.03 1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영여중 동아리 '별보러가자' 팀
뉴턴식 고배율 반사망원경 직접 제작
“우리가 만든 천체망원경으로 보는 별들이 손에 닿을 듯해요.”

지난 2일 밤 통영생태숲에서 천체망원경을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별자리를 보는 신비감이 겹친 학생들이 기쁨에 겨워 환호성을 질렀다. 함께한 학부모들도 생생한 달 표면을 보며 “우리딸 대단하다”고 탄성을 질렀다.

통영여중학교의 동아리 ‘별 보러 가자’팀이 손수 천체 망원경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별 보러 가자’팀은 코로나19사태로 모든 행사와 활동들이 축소, 취소되는 와중에도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천체망원경을 만들었다.

천체망원경 프로젝트는 평소 천체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별 보러 가자’라는 창의융합 동아리를 조직했다.

지도는 이응익 교사가 맡았다.

6월부터 방과 후와 여름방학 시간을 활용하여 지름이 300㎜ 3대와 지름 200㎜ 2대의 뉴턴식 반사 천체망원경(돕소니언) 5대를 제작했다.

이번 제작발표회는 고배율로 만들어지고 완성도도 높아 교사, 학부모들의 놀라움을 샀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주재료인 천체망원경 1차 거울과 포커서, 뷰파인더, 스파이더를 외국 제작회사에 직접 의뢰 주문 제작했다. 학생들이 3D 프린트, 레이저 커팅기뿐만 아니라 CNC(Computer Aided Design) 사용법을 익혀 설계, 각종 부품, 합판 재단, 조립까지 직접 제작했다.

이들은 먼저 망원경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뉴턴식 반사망원경을 모델로 분해해 모형을 만들었다. 실제 모델은 상하 90도 뿐인데 여기에 좌우 360도 움직임이 가능하게 설계했다.

삼각판과 렌즈 프레임을 제작하기 위해 엑셀을 통해 구체적인 크기를 계산하고 CAD로 부품과 렌즈를 받쳐줄 삼각판과 프레임을 설계했다. CNC(공작기계를 자동화한 기계)로 알루미늄을 자르고 니퍼와 알루미늄 전용칼로 다듬었다. 목제파트를 제작하기 위해 자작나무합판을 가공하고 조립한 후 도색까지 했다. 위험한 작업은 지도교사가 도왔다.

망원경을 90도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사이드베어링은 주문 제작해 볼트와 너트을 조여 몸통을 완성하고 뚜껑까지 완성했다.

밀러셀(mirror cell)에 추를 달고 주문제작한 알루미늄 막대에 구멍을 뚫어 프레임을 제작한 후 삼각판을 연결하고 거울을 올렸다. 통바닥에 폴리프로필란판을 깔아 좌우 360도 회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테프론을 부착했다.

사람의 동공과 같은 역할을 하며 직경 30㎝로 사람의 동공 100배의 역할을 하는 빛이 들어오는 부분 제작을 위해 스파이더(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조절)와 뷰파인더(관측대상을 찾는 장치)와 포커스(초점을 맞추는 장치)는 미국에서 직수입했다. 망원경 초점 길이를 계산해 제작한 800㎜인 알루미늄파이프에 색깔이 있는 수축튜브를 끼었다.

실패와 오류를 수정해 가며 6개월여에 걸쳐 몸통과 어퍼게이지, 밀러셀, 회전파트를 만들고 조립해 완성시켰다.

학생들은 실패와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문제해결력을 키웠고, 어떤 문제라도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들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힘든 기간이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정밀도를 요구하는 산출물을 완성한 자부심과 성취감을 얻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삼봉 교장은 “천체관측은 들어봤지만 천체망원경 제작은 처음이라 반신반의했지만 지난해 창의융합 모델학교로 지정된 통영여중의 교육지표와 맞아 적극 지원했다”며 “코로나시대 속에서 학생들이 당당하게 도전해 성공적인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도준기자

 
지난 2일 밤 통영생태숲에서 통영여중 창의융합 동아리 ‘별 보려 가자’팀이 직접 만든 천체망원경으로 천체망원경제작 및 관측회를 가졌다. 사진제공=통영여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