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배우고 지금은 표현하기
그만 배우고 지금은 표현하기
  • 경남일보
  • 승인 2020.11.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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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문화예술기획자)
요즘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이다. 글과 사진, 영상으로 누구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무언가를 아는 것보다는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점수가 된다. 표현하지 않으면 알고 있는 것이 무용하다. 자신을 드러내려면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상대방의 이익과 욕구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타인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비난이나 타인과의 논쟁은 쓸모가 없다.

신념이 강한 사람일수록 주변의 상황이 자신을 맞추어 주지 않을 때는 자신 안의 질서가 무너져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아는 것과 신념, 재물이나 지위, 명예 등 자신을 지탱하던 삶의 도구가 갑자기 소용없어지면 사람은 방향을 잃고 비틀거린다. 그래서 상황에 맞출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 하면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충분한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삶이 물처럼 순조롭게 잘 흐르기 위해서는 사람은 끊임없이 추구하고 경험해야 한다. 경험이 깊어지면 자신 안에 확신이 생긴다. 자신이 지향하는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배우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면 타인과의 직접적인 표현에 장애를 갖게 된다. 우리는 왜 알면서 아는 것으로 끝나는가? 주자는 ‘배우지 않으면 곧 늙고 쇠해진다’라고 했고,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 때는 그 어떤 절실함이 존재할 것이다. 혼자 살기 위해서라면 그다지 많은 배움이 필요하지 않다. 배움이 깊어지면 남을 돕게 된다. 배우면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인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가슴에 품어야 한다. 성인들의 배우라는 말씀은 결국 많이 베풀어라 는 뜻이다. 배우면서 얻는 활력은 남에게 베푸는 것으로 다시 표현할 수 있어야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점점 사람들의 삶에 사유와 여유가 없어지는 이유는 문화와 예술이 부재한 까닭이다. 인간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을 대하는 나만의 고유한 정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면 쉽게 행복감을 느낀다. 행복감이 동반되는 일상은 안정적이고 평화롭고 즐겁다. 행복은 혼자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사람은 철저하게 타인으로부터 존재감을 느끼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건강한 공동체 안에서 좋은 관계를 우선으로 한다. 그러한 활동성이 스스로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이유이고 자신의 삶에서 주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임현숙/문화예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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