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초스피드 사회…‘느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기고]초스피드 사회…‘느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1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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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흔히 오늘날을 뷰카(VUCA)시대라고 부른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약자다. 1990년대 초반 미국 육군 대학원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회 환경을 지칭하는 용어다. 그만큼 현대사회는 미래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른바 ‘초스피드 사회’다. 기업체 마다 ‘스피드경영’을 내세우고 사회 각 부문에서도 속도가 강조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위 ‘빨리빨리’ 문화와 결부되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속도를 생명으로 여기는 배달, 택배업체의 경쟁 양상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새벽배송’은 물론 ‘총알배송’, ‘로켓배송’이라는 말까지 등장한지 오래다. 그야말로 속도전이다. 그런데 요즘 그러한 속도전에 희생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바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이 그것이다. 대부분 엄청난 노동시간에 따른 과로사로 밝혀지고 있으며 열악한 근로환경과 처우문제가 거론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속도’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도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지금의 ‘속도전’이 업체간 치열한 경쟁 때문에 불가피해 보이나 소비자들의 ‘재촉’, ‘조급함’도 되돌아 봐야하는 이유다. 실제 주변을 둘러보면 중국집에 자장면 한 그릇을 주문하고도 배달시간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너무나도 싶게 볼 수 있다. ‘빨리빨리’ 문화의 부작용이다. 우리 속담에 ‘빨리 먹는 밥이 체한다’라는 말이 있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오늘날,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선조들의 삶의 지혜인 ‘느림의 미학’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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