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는 반대로(Anything but Trump)
트럼프와는 반대로(Anything but Trump)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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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미국 대통령 당선자 바이든의 정치기조는 한마디로 ‘트럼프와는 반대로’인 것 같다. 그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제일 먼저 행한 일은 코로나대응책이었다. 전문가들로 TF팀을 꾸리고 마스크착용을 의무화했다. 화이자가 효능 90%의 백신을 발표했지만 그는 ‘암흑의 겨울’을 예고하며 트럼프시대의 방역실패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이민정책과 기후조약, 인종문제에서 확연한 노선변경을 예고했다. 질풍노도와 같이 거침이 없고 직선적이며 분열과 억지, 궤변의 정치를 끝내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미국, 4년전으로 돌아가 세계와 함께하는 위대한 미국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야말로 미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에 부응,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도 오바마 시대의 구호 ‘함께 합시다(we together)’로 화답했다. 선거가 가져온 변화이다.

선거만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면 세상도 변화한다는 것을 절감한다. 우리도 이제 곧 선거의 철이 다가온다. 여당은 이미 서울·부산시장의 공천을 위한 사전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인물 물색에 들어갔고, 야당도 연말까지는 당내 인물을 중심으로 후보를 압축해 나갈 계획이다. 아마도 새해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선거열풍이 불 것이다. 이대로라면 미국이 대선 이후 갈린 분열을 염려하듯 우리의 정치도 더욱 강화된 진영논리로 인한 나눔의 정치, 뺄셈의 정치로 혼란이 야기될 공산이 크다. 여야가 모두 민심을 읽지 못하고 진영논리에 매몰된 채 선거채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는 서울과 부산의 정당지지도에서 여당이 야당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집권초기에 견줘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여당은 윤석열흔들기와 추미애표 검찰개혁에 집착하고, 집값은 담당 부총리마저 답이 없다는 시각이다. 원자력을 둘러싼 서류조작을 대통령의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불순한 행위로 보는 시각은 국민의 정서와 사뭇 거리가 먼데도 집권당은 막무가내다. 민심의 흐름을 모르고 다르면 떨어내고 우리끼리만 가겠다는 만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민(民)을 잃고 검찰은 검(劒)을 잃었고 판서는 왕의 졸개가 되었다’는 30대 젊은 이의 비판이 공감을 갖는 시국이 된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패배는 곧 트럼피즘의 실패를 말한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표로서 그같은 결정을 한 것이다. 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서울·부산시장의 보궐선거는 그같은 당위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보궐선거가 끝나면 대선이 코앞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문재인이즘의 성과와 과실을 살피고 미진한 부분은 속도를 내고 잘못된 정책은 수정하는 과감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지금까지 비판받아온 나눔과 뺄셈의 정치에서 벗어나 파이를 넓히고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포퓰리즘이 아닌, 어려워도 공감하고 같이 갈 수 있는 희망을 심어주는 정치, 민심과 동반하는 정치가 아니면 트럼피즘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여당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와야 하고 정책실패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무슨 일이든 용비어천가만 불러대고 ‘옳소’만 외치는 전위부대를 멀리하고 표를 갉아먹는 내부의 적을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이는 여든, 야든 불문이다. 선거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막무가내 마스크착용을 거부한다고 코로나19가 비켜가지 않고 트럼피즘의 문제를 감춘다고 비판을 면할 수 없듯 선거는 민심의 향방을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척도이다. 선거에 진 후의 변명은 패자의 넋두리일 뿐이다. 지금은 외양간을 고칠 마지막 기회이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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