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ART FAIR)
미술시장(ART FAIR)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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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문화예술기획자)
 

 

장날 재래시장 구경은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살 게 있네 없네’ 둘러보다가 출출하면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이웃 동네 사람들과 안부도 나눈다. 직접 농사지은 것, 직접 만든 것을 갖고 와서 펼쳐 놓고 물물교환도 하고, 말만 잘하면 덤으로 얹어 주기고 한다. 마음이 우울할 때 시장에 가면 장날에만 만날 수 있는 진 구경만으로도 좋은 기분전환이 된다.

직거래 장터이자 미술품 견본시장인 미술 시장에도 매년 똑같은 장이 선다. 품목은 주로 국내외 회화 작품과 조각, 설치작품, 사진, 판화, 일러스트, 영상 등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미술품이다. 미술시장(ART FAIR)도 5일장과 마찬가지로 미술품 중개자인 화랑들이 부스에 작품을 펼쳐 놓고 홍보하고 거래한다. 세계적으로 매주 몇 개씩 열리고 있고, 한번 개최하면 통상 5일 정도 진행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시장은 아트페어가 주류가 되었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국내 아트페어만 50여 개에 달하고 세계적으로는 국가 간, 지역 간에 이루어지는 미술품 거래의 플랫폼으로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해외 아트페어는 심사 기준, 판매 실적, 국민 소득, 참가국의 정서에 따라 시장 트렌드 및 거래되는 작품 경향이 달라진다. 참여 화랑들은 수익을 볼 수 있는 아트페어와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시장을 선택하여 통관과 관세 부분 등 부대비용과 현지인 고용이나 통역비 등 세세한 부분까지 따져 참가한다. 아트페어는 작품거래 외에도 교환이나 예술 관련 업체의 홍보도 이루어진다. 올해는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장이 서질 못했지만, 이번 주에는 대구아트페어가 대구컨벤션센터(EXCO)에서 열린다.

장마당 먹거리처럼 페어장에도 구석구석에 카페와 같은 휴식공간이 있어 그림 구경에 지친 관람객의 피로감을 덜어 주기도 한다. 대구아트페어의 경우 올해는 부차적인 서비스를 없애고 부스 간의 거리를 넓게 두어 차분하게 집중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모든 소지를 차단시켰기 때문에 전시장 안에서 왁자지껄한 장면은 보기 힘들 것이다. 작년 같으면 세계 유수 화랑들이 대거 참여하여 세계 미술 동향의 흐름도 읽을 수 있고, 화랑간의 교류가 활발하고 판매 실적도 좋았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그저 아트페어가 열리는 것만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시각적인 지극의 피로감이 일상이 되어 버린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주는 그림 장구경에 한 번쯤 주말나들이를 권한다.

임현숙/문화예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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