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복지, 누군가에게는 생존입니다
에너지 복지, 누군가에게는 생존입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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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남 (경상남도기후변화교육센터 팀장)
 

 

가을이 한가득 내려앉은 낙엽과 가을이 한가득 올라간 하늘을 보며 이즈음에만 느낄 수 있는 공기를 채 들이쉬기도 전에 들이닥친 며칠간의 한파는 몸과 마음을 움츠려 들게 한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8일)보다 최대 10도 더 떨어지겠다“

입동이었던 주말을 뒤로 하고 월요일부터 추워진 날씨는 미처 준비하지 못한 외투만큼 마음을 급하게 한다. 올겨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훌쩍 자란 아이들의 바지단과 짧아진 외투 소매길이를 보며 급히 겨울채비를 시작하였다.

필자의 집에선 겨울이 되면 일상으로 사용하는 겨울 생활용품이 있다. 첫 번째는 두꺼운 수면양말이고 두 번째는 실내용 점퍼가 그것이다. 낮에는 난방을 하지 않고도 수면양말과 실내용 점퍼만으로도 견딜 만 한 실내공기가 유지되는 덕분이다.

반면 필자의 본가인 30년 된 주택에서는 낮에도 난방을 하고 두꺼운 점퍼를 입어도 에너지사용량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것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절약하지 않는 생활태도의 문제가 아닌 에너지효율이 얼마나 잘 유지되는지 유지되지 않는지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와 가족은 에너지효율을 위해 에어캡 사용이라는 작은 조치부터 단열재 설치 등의 적극적인 채비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준비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갑작스레 차가워진 공기를 느끼며 어떤 조치도 할 수 없는 곳이 있다면 앞으로의 많은 겨울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수면양말 이나 점퍼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그것으로라도 겨울준비를 하는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기후위기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기후위기 상황에 직면한 인류에게 에너지 문제는 전환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우리 이웃들에게는 당장 삶일 것이다. 삶에는 늘 에너지가 필요하고 더운 여름도 추운 겨울도 최소한의 생명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에너지는 필수의 요건이다. 에너지는 어떤 기준과 차별도 없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보편적 재화가 되어야 하는 점에 중심을 두고 이 보편적 재화를 누리지 못하는 에너지취약계층의 에너지복지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가 함께 들여다봐야 할 문제이다.

에너지취약계층은 에너지 구매비용이 소득의 10%를 넘는 가구를 기준으로 하는데, 에너지취약계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낮은 소득과 높은 에너지 가격충당 그리고 낮은 에너지효율의 주택형태이다. 아무리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조건이 되더라도 거주주택 자체의 단열상태나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다 보니 에너지사용량은 많아지고 에너지비용은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공평과 공정은 분명한 차이가 있고 공평만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는 늘 있어왔다. 기후위기시대에도 공평과 공정의 문제는 더 극단적으로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몇 해 전부터 준비했던 몇 가지 일들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상황과 맞다아 더욱 절실해진 해였다.

기후위기대응도 에너지사용의 정의 실현도 작은 첫 삽이 없다면 이루어질 수 없음에, 마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경상남도기후·환경네트워크에서는‘우리함께 기후위기 안심 마을 만들기’‘마을이 기후위기 대응의 시작이다’사업을 몇 해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첫 삽이 크지 않고 한 번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천천히 지속적으로 꾸리고 있는 마을사업에서 올해는 더 큰 희망을 보았다.

에너지 효율개선 사업은, 에너지 취약계층이 주로 에너지 효율이 낮은 노후주택 등에 거주하는 점에 착안해 거주건물의 단열, 창호, 조명 등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로 교체하여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여 간접적으로 에너지 복지 혜택을 제공하게 되는데, 당해 사업에서는 쿨루프, LED조명교체, 보일러 배관청소 등을 통해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을 돕고 에너지비용 절감 혜택을 부여함으로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마을에서 함께 찾아내고 마을에서 함께 시행하였다. 거주건물을 모두 교체하거나 새 건물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에너지취약계층의 마음부터 한결 따뜻해지기를 바래본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에너지 요금할인, 에너지효율 개선지원 등 여러 가지 여러 가지 에너지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취약계층이더라도 검증조건을 갖추지 못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아야 할 대상이 제대로 선정되지 못하는 점과 선정이 되었음에도 대상자가 스스로 그 혜택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시대는 누구도 겪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혼자만 겪지 않을 일도 아닐 것이다. 특히 에너지 사용 정의에 있어 우리 모두가 사회구성원으로써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결핍이 없도록 에너지복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보면서 겨울준비를 해 보는걸 어떨까.

김효남 (경상남도기후변화교육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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