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최악의 대통령
[천왕봉] 최악의 대통령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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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대뜸 손꼽히는 역대 대통령은 세 사람이다. 15대 제임스 뷰캐넌, 17대 앤드루 존슨, 29대 워런 하딩이 그들이다. 뷰캐넌은 연방분열을 막지 못하고 남북전쟁이 일어나게 만들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노예제도를 둘러싼 남북간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던 거다.

▶존슨은 남북전쟁 후 지나친 남부 유화책으로 북부의 급진 공화파들로부터 미움받아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결과는 무죄). 그럼에도 알래스카를 헐값에 사들인 업적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해서 최악이란 평가는 잘못이란 견해도 없지 않다.

▶하딩은 그의 이름을 딴 워런 하딩의 오류라는 용어의 주인공이다. 우리도 많이 듣던 소리지만, 외모만 보고 사람을 선택하는 잘못이 워런 하딩의 오류다. 경제위기 앞에서 아무 조치를 못 취하고 있다가 공황을 초래했다는 평가다. 무능의 대명사가 곧 워런 하딩인 것이다.

▶트럼프도 ‘최악 대통령’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 포스터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가 지난 4월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못한 걸 비판한 글에서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란 호칭을 가차없이 안겨준 것. 트럼프는 지금 패배한 대선 결과에 딴죽을 걸고 있는 중이다. 선거 불복에다 느닷없이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따위 ‘무자비한 레임덕’도 연출한다. 하여 최악의 패배자란 소리도 듣기 시작했다. ‘최악’ 2관왕에 등극할 판이다. 이형기 시인은 가야할 때를 분명히 아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냐고 노래했다. 트럼프의 뒷모습은 그렇지 못하다.

정재모·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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