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제 울지 않아, 짖어보리라
-신현우(세종고등학교)
제목과 영상에 이어 한 행의 문장을 단숨에 읽다 보면, 순간 포착된 고양이 표정에서 어떤 결의가 느껴진다. ‘울다’와 ‘짖다’ 모두 동물(곤충)의 언어임이 틀림없는데 굳이 ‘고양이가 울다’, ‘개가 짖다’라는 표현의 격차는 무엇일까. 일정한 높낮이로 우는 고양이, 늑대와는 달리 단음으로 짖는 개에게만 유달리 ‘짖다’라는 동사가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삶에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표현 방법에 가 닿고 싶어 하는 고양이의 각오가 어쩌면 작가의 내면이 깃든 목소리는 아닌지. 위 디카시는 단 시간 디카시를 이해한 밀양 세종고 학생의 작품이다. 짧지만 강렬하다.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한 후 5행 이내의 시적언어를 결합한 멀티언어예술이다. 디지털 환경의 최적화된 장르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는 계속 진화할 것이며 디카시는 짧을수록 좋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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