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영화 상영과 특허획득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약간의 다른 견해도 있지만, 프랑스 리용의 뤼미에르 형제(Les freres Lumiere)가 1895년에 그들의 시네마토그래프를 공개 상영한 것을 시발점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다. 이들 두 형제가 프랑스 빠리 그랑 꺄페(Grand Cafe)의 지하 인디안 살롱에서 10여 편의 활동사진을 최초로 상영했던 날이 1895년 12월 28일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이에 앞서 1894년 2월 13일에 촬영기와 영사기를 겸하는 시네마토그라프(cinematographe)에 대한 특허를 얻음으로써 ‘영화 산업’을 잉태시킨 산파역을 했던 것이다.
최초의 영화상영회를 가진 지 불과 몇 달 뒤인 1896년에 뤼미에르 형제는 런던과 뉴욕을 방문하여 시네마토그라프 상영회를 가진데 이어 이들의 발명품은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키며,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에서 시연회를 가지는 등의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또 같은 해 7월 7일에는 인도 봄베이 왓슨 호텔에서 시사회를 가졌으며, 노벨티 극장에서 7월 18일까지 영화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1900년에 열린 파리 세계박람회의 주인공은 단연 시네마토그라프였다. 박람회 대형 스크린에 영화가 상영되는 행사가 열렸으며, 뤼미에르 형제와 시네마토그라프는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1893년 미국의 토머스 에디슨이 키네마토스코프를 만들어 움직이는 사람의 영상을 보여줬다. 뤼미에르 형제의 목표는 에디슨의 아이디어를 개선해 움직이는 영상 필름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뤼미에르 형제는 움직이는 사진을 촬영하고 영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시네마토그라프를 제작해냈다. 에디슨이 만든 키네마토스코프에 비해 훨씬 소형이어서 촬영 상영이 용이했다. 또한 키네마토스코프는 놀이공원의 오락용 기계 개념이었기도 하고 한 번에 한 사람만 영상을 볼 수 있었던 데 반해, 시네마토그라프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실사 촬영 상영용이란 점이 달랐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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