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창작하기
시골에서 창작하기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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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문화예술기획자)
 

 

요즘 TV예능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내용들이 많다. 덕분인지 몰라도 농가수와 농촌인구는 감소하는데, 귀농. 귀촌 인구는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농사를 짓는 귀농보다 귀촌이 통계적으로 몇 배가 더 많다고 한다. 특히 청년 창업농은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을 의미한다. 이같은 현상은 시골에서도 여유 있는 삶을 위한 기반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 15개의 마을이 있는 창녕군 부곡면으로 귀촌해 도시에서 문화. 예술 관련 일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여가 공동체를 운영해 오고 있다. 귀촌 당시 지역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타 배우기, 노래교실, 요가 강습, 켈리그라피 배우기, 서각 배우기, 등의 여러 분야에 대하여 수강을 희망하는 의견이 나왔다. 그중 서각 같은 몇 가지 분야는 턱없이 비싼 재료비 때문에 포기하고 통계적으로 희망인원이 많은 켈리그라피와 천연 제품 만들기를 합하여 솜씨 교실로, 대금, 우쿨렐레, 오카리나 같은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팀끼리 의견을 모아 기타교실을 결성하였고, 노래 부르기를 원하는 회원들끼리 합창교실로 의견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였다. 주민들은 1인 1기씩을 익혀 온천관광특구인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예술행사에 봉사를 희망하는 소박한 꿈들을 갖고 있었다. 꾸준히 여가 공동체를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시켜 왔고, 4년이 지난 지금은 주민들이 스스로 축제를 열고, 마을이나 지역대표 단체로 행사에 참가하여 동네의 위상도 높이면서 봉사하는 삶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씩 만들어 눈앞에 나타내고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 이것은 시골에 살면서 완성해 가는 필자의 창작 작업이다. 작업의 묘미는 결과물보다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시골생활이 힘들어도 행복한 이유가 된다.

귀농. 귀촌인은 도시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 지역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그 지역 혁신의 핵심주체가 되기도 한다. 때로 서로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소통이다. 상대보다 자세를 낮추어 협력하고 소통이 가능해질 때 비로소 귀촌인이 꿈꾸던 행복한 농촌 생활이 펼쳐진다. 베이비부머의 상징인 ‘58년 개띠’선배님들이 주변에 많다. 올해가 이 연배들의 정년퇴직 시기라 작년부터 일제히 명예퇴직을 하신 수많은 ‘58년 개띠’님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실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임현숙/문화예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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