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질주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질주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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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119죠?

-여기 남해대교인데요.

-다리가 끊겼는데 버스가 달려가고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Bus stop!”

-정원철(김해시)



영상과 시적언어로 이루어지는 디카시는 멀티언어예술로서 시대적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문학의 한 갈래다. 순간 포착된 감흥이 사라지기 전 시적문장을 결합하여 소통하는, 한마디로 (찍고 + 쓰고 + 보내기)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극순간의 예술로 날시(生詩)라고도 한다.



정원철의 ‘질주’에서는 5행으로 이루어진 문장 전체가 119를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로 가득하다. 끓어오르는 듯한 안개가 대교를 휘감은 모습이 마치 끊어져버린 다리로 착각하게 한다. 위험 속으로 달려가는 버스를 멀리서 목격하고 정지시켜보려는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다 못해 남다른 재미가 더해진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한 시대에서 이를 잘 활용한 디카시는 현시대가 요청한 문학이라 하겠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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