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모바일 시대의 성공법(3)
[교단에서]모바일 시대의 성공법(3)
  • 경남일보
  • 승인 2020.11.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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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20여 년 전, 선고께서 돌아가셨을 때 당시 담임을 맡고 있던 반 학생들이 1인당 1000원의 조의금을 모아(요즘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상가에 조문 온 기억이 생생하다. 알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담임의 상가에 찾아 준 것의 고마움에다, 코 묻은 조의금이 오랜 시간 동안 부담이었지만 그 고마움은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런 경조사의 부조(扶助)는 서로 간에 부담이 없어야하고 그 고마움은 오래가야 한다. 우리의 부조 문화는 어려움을 같이 이겨내려는 상부상조의 정신에서 형성되었는데, 과거의 물품이 근자엔 현금으로 환치된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 상(喪)을 당하면 부고(訃告)는 인편으로 전달했고, 청첩(請牒)은 우편으로 보냈다. 인편 전달은 가장 신속한 전달 방식으로 기간이 짧은 양례(襄禮)에 적합했고, 혼례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엔 문자나 카톡, 밴드를 통한 연락으로 그 방식이 완전 바뀌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방식이 전개되면서 우리의 경조 문화 풍속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정은 사라지고 계좌 알림과 이체만 있을 뿐이다. 근자엔 mcard나 choomo.app 등으로 연락의 방식이 더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연락의 편이성에서 기인한 부고나 청첩의 남발이 문제가 된다. 전통사회에서는 부음(訃音)을 전하는 부고장에 망자나 상주의 본관도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본관도 모를 사람에겐 연락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는 자신의 폰에 저장된 모든 번호로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다보니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경조사 알림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경조사에 부조하지 않았거나, 최근 2~3년 동안 만난 적이 없거나 전화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없는 사람에겐 연락하지 말아야 한다. 친인척과 학교 동문 같이 불변연(不變緣)인 사람은 예외이겠지만 수년 전에 같이 근무했다고, 잠깐의 만남에서 명함을 주고받았다고 연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괜히 부조금 몇 푼 챙기려다가 예의 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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