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쏜 화살이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저녁
내가 쏜 화살이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저녁
  • 경남일보
  • 승인 2020.11.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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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구 경남시조시인협회장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렸던 게 잘못이었어/ 가끔 뒤돌아보는 연습쯤은 해둘 걸 그랬어/이렇게 냉혈로 변할 줄/아는 이가 없었을까//한 욕심 부풀려서 네게로 당긴 시위/과녁을 벗어난 채 애먼 하늘 뚫는 통에/낙뢰를 온몸으로 받았지,/폭우에 나는, 무너졌지…//미련함 들킬까봐 돌아서서 통곡 했어/속 때 다 밀어낸 뒤 시위 다시 당겼어//비로소/접힌 골목까지/비춰지는 보름달.’ (졸작 ‘반구제기’ 전문)

반구제기(反求諸己)는 화살이 적중하지 않았을 때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다는 뜻이다. 몇 해 전에 서예가 곽정우 선생님의 전시장에서 이 글귀에 꽂혀서 그의 작품 한 점을 구입했다. 거실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마음을 다잡곤 했다. 그리고 오늘 누군가가 던진 작은 조약돌에도 평정심을 잃고 심하게 흔들리는 나의 모습을 보며 반구제기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자존감으로 세상을 향해 꼿꼿이 서서 응시하리라는 다짐과는 달리 나의 마음에는 나약한 바람이 쉼없이 불고 있었던 것이다. 나약함은 과도한 욕심이 불러일으킨 내 안의 파문이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왔다 갔다 떠밀리면서 흐려지는 물무늬이고, 과녁을 빗나간 화살이다. 빗나간 화살이 어디에 숨었는지 숨바꼭질 중이다. 나를 바로 보지 못한 마음이 허방을 짚어 허공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이 허방의 깊이를 홀로 재고 있다. 마음의 평정을 위해 친구를 찾는다. 친구는 어디로 갔을까? 나 스스로 그들을 밀어내고 있었구나. 혼자서 마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쓰라림과 외로움을 한없이 피부로 느껴본다. 따뜻한 주위가 절실해진다. 차가운 가슴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주위를 돌아보지 못한 나의 죄가 크다. 여러분은 어떠신가? 이제라도 마음을 다시 다잡으며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서로 어우러져 마음을 부비고, 어깨와 등을 내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으로 거듭나야겠다. 늘, 세상은 그 자리에 따뜻한 마음으로 서 있었는데, 나 자신이 세상의 심장에다 과녁삼아 화살을 꽂았던 것이다. 좀 더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넓혀가는 연습을 해야겠다.

또 다시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다.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번 겨울을 슬기롭게 잘 견뎌내어 따뜻한 봄을 맞이했으면 한다. 따뜻한 봄을 위해 일상 속에서 코로나19 예방 행동 수칙을 잘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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