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기후변화와 과수 재배
[농업이야기] 기후변화와 과수 재배
  • 경남일보
  • 승인 2020.11.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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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유례없이 54일 동안 비가 내렸다. 그로 인해 곳곳에서 도로 유실, 산사태, 홍수 등 국토가 몸살을 알았다. 농업 분야에서도 논·밭 침수, 병해충 급증 등 다양한 형태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사과, 배 등 과수원의 피해는 더욱 컸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상청은 나비효과처럼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비를 퍼붓는 파생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높아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그로 인해 지구가 대기를 순환시켜주지 못했고 장마전선이 한반도 주변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서 장마가 길어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태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예로 작물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면서 과수 산업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사과나무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 잘 자라는 온대 북부지방의 과수로 생육적온은 18~24℃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우리나라의 사과 주산지도 대구 및 예산, 충주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요즘 대구, 경북 영주를 거쳐 강원도 영월, 정선에 이어 양구와 철원까지 북상해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의 사과 재배면적은 많이 감소했지만, 강원도는 최근 10년 동안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와 더불어 강원도에서는 사과를 지역 대표 과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와 남부지역 일부에서만 재배되던 감귤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후가 점차 따뜻해짐에 따라 우리나라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제주도 이외의 감귤 재배면적은 전남 70.6㏊로 가장 많고, 경남 37.1㏊, 전북 11.1㏊ 재배하고 있다. 내륙에서의 감귤 재배는 화훼, 채소 등을 재배하던 농가가 기존 시설하우스를 그대로 이용하거나 시설 일부분을 재배환경에 용이하도록 변형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맛과 품질 또한 제주산 감귤 보다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열대 과일인 바나나도 이제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가능해졌다. 하동군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던 한 농가는 바나나 종자를 심은 후 2018년부터 200여 그루에서 수확하고 있다. 국산 바나나는 수입 바나나와 달리 후숙을 할 필요가 없어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제주도와 남부지역 농가 중심으로 패션프루트와 파파야, 애플망고 등 다양한 열대, 아열대 과수 재배가 시작되고 있다.

이러하듯 농업은 기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므로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과수 재배기술 등 생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에서는 변화된 기후에 맞는 과수 품종을 육성·개발하고 이에 따른 재배기술을 도입하여 보급해야 할 것이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다!’라는 말처럼 한 걸음 앞서 나가 현실에 맞는 농업생산기술을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과수 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정은호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이용담당 농학박사



 
정은호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이용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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