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좋은 시절
  • 경남일보
  • 승인 2020.11.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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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문화예술기획자)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6000만 명을 넘어섰다. 주춤했다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하는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 파리에서 생활하는 지인이 걱정되어 문자로 대화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영업을 못할 정도로 심각한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주변 친구들에 대하여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1871년 프랑스 총선부터 세계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14년까지를 유럽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로 기억되며 그 40여 년을 ‘좋은 시절(Belle Epoque 벨 에포크)’이라 부른다. 벨 에포크 시대에 프랑스는 자본주의가 발전하여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풍요로운 무도회와 만찬, 교외 별장에서의 파티가 성행했으며 각국의 귀족들과 부자들이 파티를 즐기기 위해 파리로 모여들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초등교육이 의무화되었고, 종교와 언론이 자유화되었으며, 화폐가치가 안정되었다. 눈부신 기술발전에 힘입은 프랑스는 제2차 산업혁명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파리 아르누보의 주창자 알폰스 무하와 르누아르, 모네, 피카소, 툴루즈, 모딜리아니, 드뷔시, 앙리 루소 같은 예술가들이 모두 이 시대 사람들이다. 모든 것이 풍요롭던 그 시절,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은 상드 마르스 광장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에펠탑을 구상하였다. 그는 에펠탑의 아름다움을 외관의 우아함이 아니라 수학처럼 정확한 구조물에 있다고 주장했고 공사가 시작되자 예술가들은 심기가 불편했다. 삭막한 철 구조물인 에펠탑이 파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해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건립 반대 캠페인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건축과 공학, 과학과 예술 사이의 구분에 대한 많은 논쟁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에펠탑은 앞서가는 프랑스의 철 구조물 기술을 대변했고, 지금은 파리 여행에서 에펠탑을 빼놓고는 언급이 안될 정도로 세계에서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힌 건축물이 되었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유럽에 제2의 좋은 시절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유행의 정점을 넘었다고 판단하여 올 성탄절엔 그래도 10명 이하는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봉쇄 강도를 완화한다고 한다. 오랜 규제에 악화된 여론을 의식했을 수도 있지만 크리스마스만은 기족과 친구들과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연말이 다가온다. 유럽여행은 커녕 코로나 2차 유행 확산에 국내여행도 마음 졸이며 기회만 보고 있다. 빠른 백신 보급으로 정상화되길 바란다.

임현숙/문화예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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