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둔 물 -주선화
밥물은
전날 받아둔 물로 한다
미리 받아둔
순한 물이다
화를 가라앉힌 물이다
찻물이나
화분에 물을 주어도
순한 물을 쓴다
순해지는 나이를 지나고 보니
두둑한 땅 아래로만 흐르는
이랑 물인 거 같고
나는 여전히 악,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넌지시 바보 소리나 듣는
그저 그렇게 받아둔 물인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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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다 인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에서의 물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온유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어 수평을 맞추고 장애물에 비켜 갈 줄도 아는
지혜는 물론 넘쳐서 거룩히 분노할 줄 알고 얼음이 되어 단단하게 견딜 줄 아는 결기 또한 물에서 배우기도 한다.
떫은 풋내를 지우고 익어가며 침잠의 심상을 스스로 체득한 경지에서 곡선의 겸손을 일러주는 시 한 편, 앙금의 정제는 늘 시인의 화두임이 엿보인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밥물은
전날 받아둔 물로 한다
미리 받아둔
순한 물이다
화를 가라앉힌 물이다
찻물이나
화분에 물을 주어도
순한 물을 쓴다
순해지는 나이를 지나고 보니
두둑한 땅 아래로만 흐르는
이랑 물인 거 같고
나는 여전히 악,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넌지시 바보 소리나 듣는
그저 그렇게 받아둔 물인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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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다 인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에서의 물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온유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어 수평을 맞추고 장애물에 비켜 갈 줄도 아는
지혜는 물론 넘쳐서 거룩히 분노할 줄 알고 얼음이 되어 단단하게 견딜 줄 아는 결기 또한 물에서 배우기도 한다.
떫은 풋내를 지우고 익어가며 침잠의 심상을 스스로 체득한 경지에서 곡선의 겸손을 일러주는 시 한 편, 앙금의 정제는 늘 시인의 화두임이 엿보인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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