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학교를 지키자
[기고]‘코로나19’ 학교를 지키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11.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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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명 전 하동교육장
 
 
‘코로나19’사태가 지속되면서 사회의 모든 분야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학교도 예외일 수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난다. 학교를 지켜주지 못하면 보이지 않는 더 많은 것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새삼 밀려온다.

코로나의 감염에는 차별이 없지만 감염으로 인한 충격은 새로운 불평등을 낳고 있다.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면서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온라인수업인데, 이것이 학습격차로 이어지는 숙제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온라인수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반복학습도 가능하며, 학습 후 대면수업에서 모자랐던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교육방법 면에서 발전적인 수업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별학교의 인프라와 프로그램, 혹은 교사의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제각각이라 학습격차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학습격차의 해소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각 가정의 인적환경과 디지털환경 등이 갖춰진 학생과 취약계층 학생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또한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있는 학생은 반복학습이 가능하고 유사한 다른 프로그램과 연결하여 학습을 심화시킬 수 있겠지만, 수업에 흥미가 덜한 학생은 재미있는 수업만 듣고 재미없는 수업은 빠른 배속으로 돌리거나 켜놓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학생을 바로잡기가 어렵다.

학교의 환경도 문제다. 비대면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쌍방향 수업인데, 현장에서는 과밀과 취약한 인프라로 인해 유튜브나 교육방송 등에 자료만 올리는 일방 수업을 많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수업으로는 학생들의 학습량을 채워주는 것과 학습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를 학교가 보정할 수 없다. 더욱이 대학입시를 치르기 위해서는 이수해야할 과목과 수업시수가 빈틈없이 짜여 있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개인차와 진도관리, 학습결손에 따른 보충 방안, 진로 탐색 등에서 실질적인 지도는 더욱 곤란하게 되었다.

가정에서 부모들의 가슴도 아프다.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가정환경에 따라 학습의 질을 걱정하게 되고,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하나 모니터 앞에서 몸은 굳어가고, 학교와 같이 균형 잡힌 수준의 식사를 제공할 수 없음에 가슴 아파한다. 누군가 돌봐주지 않으면 사실상 방치 수준인 경우도 많고,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니 가족끼리 또 다른 갈등을 빚기도 한다. 왜 하필 지금 이런 전염병이 돌아 내 아이의 건강과 지성이 반쪽짜리 인생이 되지 않을까 위기감을 느낀다.

학교는 방역이 전부라는 의식이 필요한 때다. 학교야말로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 교실은 사실상 밀폐되고 밀집된 장소다. 그만큼 전파력이 강한 공간이며, 학생들의 동선 또한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교실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학부모들은 마스크, 손소독제, 손수건 등을 챙겨주면서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공존의 길이라는 것을 몇 번이고 인식시켜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지식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공동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공존과 질서, 배려, 봉사, 협력 등을 배우는 비의도적 교육의 공간이다. 어쩌면 인간에게 지식보다 더 중요한 인간의 온기를 몸으로 체득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긴장해야 한다. 학교를 지켜주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지금의 소용돌이보다 더 위험한 사회를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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