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쓰기] 경남문화마을 행복플래너
[우리말쓰기] 경남문화마을 행복플래너
  • 박철홍
  • 승인 2020.11.30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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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 설계사로 바꿀 수 있어요”


김경수 지사, 우리말쓰기 확대 당부
경남도가 앞장서면 파급효과 증대
도의회도 국어진흥조례 개정 나서
이번 편에서는 지난회 ‘청년 문화활동가 양성 프로젝트’에 이어 경남도의 정책명 우리말쓰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경남도는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사업으로 ‘경남문화마을 행복 플래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문화 기획자를 도내 시군별 마을 공동체 참여시설에 파견해 문화 공동체 사업을 발굴하고 원활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계획서에는 낯설거나 어려운 외국어를 비교적 많이 쓰지 않았다.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 관계자는 “경남문화마을 행복 플래너에서는 ‘플래너’ 같은 말만 잘 다듬으면 더없이 좋겠다”면서 ‘플래너’를 ‘기획자, 설계자’로 바꿔 쓸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요즘 흔히 라이프 플래너, 웨딩 플래너, 베이비 플래너 같은 말을 쓰는데, 이는 생활 설계사, 결혼 설계사, 육아 설계사로 각각 다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경남도의 각종 정책이나 제도, 행사들의 이름과 이를 알리는 보도 자료에서 낯설고 어려운 외국어는 점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지사는 7월 말 월간 전략 회의에서 “보도 자료, 보고서 등에 도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며 “도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전 부서는 행정용어 순화 및 우리말 쓰기를 확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에서 지적한 뒤에 나온 반응이지만 긍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 지사의 이같은 지적 이후에 경남도의 보도 자료에 외국어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남도의회 박옥순 의원은 10월 7일 한글날을 이틀 앞두고 ‘경상남도 국어 진흥 조례’ 전면 개정안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에 대한 자문·심의 역할을 할 ‘국어 바르게 쓰기 위원회’의 의무 설치 규정을 조례 개정안에 마련했다. 특히, 도민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경남도의 주요 정책·사업 이름을 지을 때 기관별로 지정된 ‘국어책임관’과 미리 협의하도록 명시해, 도민과 소통을 가로막는 외국어나 신조어 사용을 억제하기로 했다. ‘국어 바르게 쓰기 위원회’에서도 일본식 한자말 등 우리말로 바꿔야 할 행정용어를 선정해 순화하도록 권고하고 도민과도 공유한다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 관계자는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 올 한해 ‘쉬운 우리말 사업’을 전국 각지의 언론사와 협업해 추진해 왔는데, 마침 경남도와 도의회에서 우리말 우리글 바르게 쓰기에 관심을 가져줘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도가 이 일에 앞장서면 도내 기초지방자치단체, 경남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많은 기관·단체·민간기업들도 쉽게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경남도가 1년 내내 한글날이라는 생각과 다짐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 주면 좋겠다. 내년 한글날에는 경남도가 우리말을 가장 아끼는 지자체로 칭찬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철홍기자·도움말=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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