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혁신도시,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20.11.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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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혁신도시는 지방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해 대학, 연구소, 기업 등의 기관들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여건과 정주환경을 갖추도록 개발된 미래형 도시다. 과거 고도성장과정에서 중앙집중적 성장전략에 따라 수도권이 과밀해진 상황에서 양극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혁신도시가 만들어졌다.

혁신도시는 개발유형에 따라 혁신거점도시, 개성있는 특화도시, 친환경 녹화도시, 교육문화도시로 구분하며 전국에 총 10곳이 조성됐다. 문제는 본래의 기능수행이 미흡하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 연계 클러스터의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고, 정주인구 수요예측 실패로 인구 유치와 공간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전국 10개 혁신도시에서 근무하는 공공기관 임직원은 약 5만명이며, 이중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40%에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 60%는 혁신도시 외 지역에서 출퇴근하거나 가족과 떨어진 기러기 아빠 엄마들이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전기관 임직원의 정착률 높이기 노력이 무색할 정도다. 도시활성화 여부는 공간을 이용하는 인구도 중요하지만 정주환경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갖추는것도 중요하다.

혁신도시에는 공공기관 업무시설 외에도 대규모 주거시설, 상업시설, 교육시설 등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주거시설 외에는 공급 대비 수요가 현저하게 부족하다. 이는 기본계획의 부실과 수요예측이 잘못된 탓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가족과 현지에 거주 정착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새로 조성된 지역과 원도심의 연계성이 부족해 단절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하게 교통망 확충을 통해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기반시설의 공급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소해 나가야 한다. 원주민이 이탈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이탈을 최소화할 장치는 필요하다는 뜻이다. 높은 분양가 때문에 수익률을 보전하려고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게 됨으로써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해당 공공기관을 유치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지역경제와 상권이 발달한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지방이전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모두 정주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개발수요를 추정해선 안된다. 지역 여건과 기존 사례를 참고하고 정확한 수요예측에 따라 정주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택지개발 주체가 주거지역, 상업지역, 원도심 간 유기적인 연계체계 등을 고려하여 설계해야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도시 확장을 위한 교육문제와 접근성, 그리고 생활여건 등도 개선해야 한다. 경제활동의 상호연계가 지속되도록 일자리 창출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의 성장과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드는 추세도 혁신도시 상가의 존립에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계획수립이 상권 활성화 요건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 즉 지역 특화사업과 의료, 교육시설 등이 함께 연계돼야 혁신도시의 내실을 가져올 수 있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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