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부추기는 정부
‘갈등’을 부추기는 정부
  • 박준언
  • 승인 2020.11.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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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발표한 ‘김해신공항 건설안 검증 결과’가 사회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 표현은 ‘건설안을 보완해 재추진’하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백지화’를 뜻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이를 두고 그동안 김해신공항을 반대했던 부산시와 일부 정치세력은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됐다’며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그리고 4년 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용역에서 신공항 후보지 3곳 중 꼴찌를 받았던 가덕도를 대체 후보지로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10년 이상 신공항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대구·경북도 즉각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지역 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도민이 행동으로 나타낼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난했다. 여기다 김해신공항 추진 초창기부터 도시발전 계획을 준비했던 김해시도 허탈해 하고 있다. 김해공항과 접하고 있는 김해시는 공항 배후도시로서 그동안 묶여있던 그린벨트 지역을 풀어 에어시티를 조성하고 국제 물류센터 등을 조성해 동남권 수부도시 역할을 하겠다는 그림을 그려왔다. 그런데 확정된 국가정책이 뒤집어 진 것이다. 현 정권과 같은 당인 시장은 드러내 표현은 않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경남지역도 분열되기는 마찬가지다. 가덕도와 인접한 거제지역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다른 경남지역은 김해공항을 두고 더 불편한 곳으로 가려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천시는 이번 기회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무총리실은 오히려 갈등을 불러왔고, 부산 정치권은 선거 승리를 위해 확정된 국책사업도 엎어버렸다. 부동산 가격은 연일 폭등하고 영세상인의 폐업이 속출하는 데도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를 전면에 내세워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나라가 원칙 없이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박준언 창원총국
김해-박준언기자 증명사진
박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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