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자원 경쟁력 키울 ‘산림약용소재은행’
약용자원 경쟁력 키울 ‘산림약용소재은행’
  • 경남일보
  • 승인 2020.12.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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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바이오산업의 선제 대응과 우리나라 약용자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림약용소재은행’ 구축을 추진한다고 한다. 약용소재은행은 저온저장시설을 갖추고 자생 약용식물을 대상으로 지역별, 개체별, 군락별, 부위별 추출물부터 확증표본, 종자까지 통합적으로 수집, 보존, 관리하여 대량생산 연구와 약용 소재의 산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자생 약용식물은 느릅나무, 상동나무, 독활, 소태나무, 지리강활, 산수국, 댕댕이덩굴, 사철쑥, 어수리 등 약용 소재 30종, 종자 132종을 확보했다. 2030년까지 400종, 4000점을 구축하여 약용자원 소재 분야에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약용자원 식물 총 1504종류, 자생 산림 약용식물 총 1013종류로 이중 활발히 연구개발 중인 약용 소재 식물은 이 가운데 약 10% 정도인 100∼150종 정도이다.

OECD에서는 2030년이 되면 바이오 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생명 산업을 국가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바이오산업의 핵심인 생물유전자원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산림 뉴딜 숲을 활용한 바이오 생명 산업, 관광 등의 신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약용소재은행에서는 미연구된 약용자원의 기능성 평가 및 고부가 가치 약용자원 창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며 국산 약용자원의 활용도를 증진하여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매진할 예정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풀과 나무를 약으로 사용한 예는 많다. 민방에서 전해지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러한 민방은 그 효과가 인정되고 또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유용 약용식물을 발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또 풀과 나무에서 기능성 제품을 추출해 화장품이나 약, 기능성 식품 등을 만들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에게는 야생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가 많다. 모두가 약용자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지만, 과거 약이나 종이, 기타 병을 낫게 하는 유용식물에 대한 기록이 많다. 그것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우수한 약용자원, 기능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초자료를 만들어내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어떤 식물이 어떤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찾아내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필자는 우리 산을 돈 되는 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에 존재하는 풀과 나무의 유용성에 대해서 기본적인 자료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산에 어떤 식물이 존재하는가를 알아야 그 자원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예산, 노력이 필요하다.

산에서는 우리의 오감을 즐겁게 해 주는 것들이 많다. 꽃, 바람, 나무의 녹색, 맑은 공기,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 그런 것들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그 무엇들이다. 산에서 자연치유를 할 수 있고, 산은 많은 가치를 발휘하는 자원으로 작용한다. 나무(목재), 버섯, 산채류, 약초, 맑은 물…. 그것들을 돈으로 만들려고 했을 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산림약용소재은행’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이 발달할 것이다. 산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풀과 나무다. 그 자원들이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며, 우수한 연구인력이 그러한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 생명 산업이 바로 그러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풀과 나무에서 유용한 추출물을 뽑아내 생명 산업에 활용한다면, 봉이 김선달만큼이나 국부(國富)를 끌어낼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산림약용소재은행’이 우리의 풀과 나무를 돈 되는 가치재로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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