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응원 사라진 고사장엔 긴장감만
단체응원 사라진 고사장엔 긴장감만
  • 백지영
  • 승인 2020.12.03 1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험생 지각방지 수송은 여전
놓고간 수험표 퀵서비스 전달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89(진주)지구 제3시험장이 마련된 진양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김영훈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경남지역 시험장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단체 응원이 사라지고 발열 확인 장비를 거쳐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등 예년과는 다른 풍경을 보였다.

하지만 입실 시간이 촉박한 수험생을 수송하거나 놓고 온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경찰 등의 도움을 받는 모습은 곳곳에서 연출됐다.

◇고요한 고사장=코로나19 3차 유행을 맞아 사람 간 만남이 자제되는 분위기 속에서 도내 각 수능 시험장 정문은 고요한 모습을 보였다.

3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89(진주)지구 제6시험장이 마련된 진주여자고등학교 정문은 예년과는 달리 썰렁한 풍경을 자아냈다.

따뜻한 차 등을 나눠주는 모습이나 선배·친구 응원을 위한 단체 응원은 전무했다. 수능을 잘 보길 기원하는 손팻말로 수험생을 응원하는 지인이나, 제자를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교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수능 시험장임을 알리는 정문 현수막과 정문 앞에 대기하고 있는 경찰을 제외하면 이곳에서 수능이 치러진다는 사실을 모를 법한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홀로, 혹은 부모님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차분히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손 소독과 발열 확인을 거친 학생들은 예년보다 듬성듬성 배치된 책상에 앉아 참고서 등을 보며 시험 시작을 기다렸다.

다만 조용했던 시험장 입구는 오후 4시 30분께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을 마중 나온 가족·친구 등으로 북적거렸다.

마스크를 착용하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수십명이 몰리면서 상당수는 1~2m가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서서 대기를 이어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울먹이며 “택시가 안 잡혀요”=이날 오전 7시 50분께 양산시 교동 양산여자고등학교 인근에서 정차 중이던 순찰차에 여학생 한 명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이 학생은 “택시를 이용해 수능 시험장으로 가려 했지만 10분 넘게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경찰은 즉시 해당 학생을 3㎞ 거리의 범어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으로 수송했다.

당시 수송에 나선 경찰은 “평소에는 그다지 막히지 않는 구간임에도 이날 따라 수험생을 데려다주려는 학부모 차량 등으로 정체가 빚어지고 택시도 잡히지 않았던 것 같다”며 “사이렌을 키고 수송한 덕인지 5분 만에 도착하자 학생이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시험장으로 발검음을 옮겼다”고 말했다.

이날 7시 30분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서 고성군으로 수능을 치러가야 하는 학생이 지각할 것 같다고 호소하자 경찰이 순찰차 릴레이 방식으로 시험장에 수송하기도 했다.

◇놓고 간 준비물 이송 작전=수험생 입실 마감 시간 11분 전인 3일 오전 7시 59분께 진주시 가좌동 개양파출소에 인근 수험생 학부모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수험생 아들을 진양고등학교 시험장으로 태워다준 후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들이 수능 준비물을 차에 두고 내린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학부모는 자신의 운전 실력이 서툰 데다 긴장까지 겹쳐 시간 내에 아들에게 전달하지 못할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순찰차로 정촌면 한 아파트에서 학부모를 태우고 8시 13분께 진양고에 도착했다.

당시 학생 입실 시간은 3분 지난 상태였던 만큼 수능 준비물은 학교 정문에 있던 시험 관계자를 통해 수험생에 전달됐다.

거제에서는 오전 7시 45분께 수험표를 집에 두고 왔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서와 협조 관계에 있는 퀵서비스를 활용해 수험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경남지역에서는 수험생 수송을 부탁하거나 놓고 온 수험표 전달을 부탁하는 112 신고가 31건 접수됐다. 이외에도 도로에서 수능과 관련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백지영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